교사와 초등학생의 로맨스라니…'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그루밍 범죄 딱지에 퇴출
교사와 초등학생의 로맨스라니…'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그루밍 범죄 딱지에 퇴출
웹툰계 발칵 뒤집은 '그루밍' 논란의 전말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 /연합뉴스
초등학생 제자와의 로맨스를 그린 웹툰이 '그루밍 범죄' 논란에 휩싸이며 결국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교육계의 거센 반발에 주요 플랫폼들이 잇따라 판매 중단을 선언한 것으로, 단순한 논란을 넘어 법적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드라마화 소식에 터져 나온 교육계의 분노
문제의 웹툰 '내가 사랑하는 초등학생'은 초등학교 여교사가 게임에서 만난 연인이 자신의 반 제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의 드라마화 소식이 알려지자 교육 현장은 즉각 들끓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창작과 예술이라는 명분 아래 아동을 성적 대상화하는 시도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며 "그루밍 범죄의 심각성이 희석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역시 "교사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고 학생들을 보호해야 할 최소한의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파괴하는 행위"라며 제작 반대 성명을 냈다.
논란이 거세지자 드라마 제작사 역시 백기를 들었다. 제작사 메타뉴라인은 "사회의 우려를 받아들여 드라마 제작을 중단한다"고 4일 공식 발표했다. 이어 "변화하는 사회적 감수성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더 신중하고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거센 비판 여론에 플랫폼들은 즉각 '손절'에 나섰다. 네이버와 카카오, 교보문고, 리디 등 주요 플랫폼들은 잇따라 해당 웹툰의 판매를 중단하며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시켰다.
'설렘'으로 포장된 그루밍, 법의 심판대는 엄격하다
교육계가 이토록 강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작품의 설정이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현행법이 금지하는 '그루밍 범죄'를 미화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그루밍(Grooming)'이란 성인이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에게 접근해 신뢰 관계를 형성한 뒤 심리적으로 지배하는 행위를 말한다. 현행법(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이러한 행위를 '온라인 그루밍'으로 규정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고 있다.
특히 웹툰 속 주인공이 '교사'라는 점은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든다. 법원은 교원에게 일반 직업인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요구한다(대법원 2019두48684 판결). 교사와 학생이라는 특수 관계를 이용해 연애 감정을 유발하는 듯한 묘사는 그 자체로 교육 윤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아동복지법이 금지하는 '성적 학대행위'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창작의 자유? "아동 보호가 우선"
물론 창작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중요한 가치다. 하지만 우리 법원은 예술적 표현의 자유가 다른 중요한 가치와 충돌할 때는 두 이익을 저울질해야 한다고 본다(대법원 2007도8411 판결).
이번 사안 역시 마찬가지다. 아동·청소년을 성적 대상화하는 콘텐츠는 왜곡된 가치관을 조장할 수 있다. 아동 보호라는 사회적·법적 가치가 창작의 자유보다 우선해야 한다는 점은 명확하다.
결국 이번 사태는 단순한 웹툰 해프닝을 넘어, 아동을 성적 대상으로 삼는 콘텐츠에 대한 사회적·법적 경고음을 울린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