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터까지 바꿨는데 또 진동…BMW "원래 그래요" 수리 거부, 환불받을 수 있나?
모터까지 바꿨는데 또 진동…BMW "원래 그래요" 수리 거부, 환불받을 수 있나?
출고 1년 안 된 전기차, 누적 수리만 55일…'레몬법' 교환·환불 중재 앞둔 차주

BMW 전기차 차주가 저속 주행 시 발생하는 진동으로 후방 모터까지 교체했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 AI 생성 이미지
A씨는 1년도 채 되지 않은 자신의 BMW 전기 SUV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속으로 주행할 때마다 차체에 반복되는 진동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서비스센터는 올해 5월부터 7월까지 누적 55일간 차량을 입고시켜 구동계 핵심 부품인 '후방 모터'까지 교체했다. 하지만 증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A씨는 BMW 코리아에 '하자재발통보서'를 보냈고, 본사 수신 확인까지 마쳤다.
그런데 최근 서비스센터 측은 "동일 차종을 시운전해 보니 똑같은 진동이 느껴진다"며 "하자가 아닌 차량 특성이므로 더 이상 수리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
A씨는 한국형 레몬법(자동차 교환·환불 중재 제도)에 따른 중재를 신청하려 한다. 제조사가 수리를 거부한 상황에서 교환·환불을 받을 수 있을까?
제조사가 '차량 특성'이라며 수리 거부…이대로 중재 신청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제조사가 수리를 거부한 상황에서도 국토교통부 자동차안전·하자심의위원회에 중재를 신청하는 데는 법적 문제가 없다. 오히려 변호사들은 제조사의 수리 거부가 중재 신청의 근거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이동규 변호사는 "제조사가 수리 불가 입장을 공식화한 시점에서 하자재발통보 절차를 거쳤다면, 더 이상의 수리 지연은 의미가 없으므로 즉시 중재 신청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 역시 "제조사가 하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수리를 거부한 것은 자동차관리법상 의뢰인이 하자재발통보를 완료한 상황에서 제조사의 귀책으로 인한 '수리 의무 불이행'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고 분석했다.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국진호 변호사도 "제조사의 수리 불가 선언은 중재 신청의 근거가 될 수 있다"며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짚었다.
'후방 모터' 교체 이력, '중대한 하자'의 증거 될까?
이번 사안의 핵심은 해당 진동이 제조사 주장처럼 단순 '감성 품질' 문제인지, 아니면 레몬법상 교환·환불 대상이 되는 '중대한 하자'인지를 입증하는 것이다.
변호사들은 구동계 핵심 부품인 '후방 모터'를 교체한 이력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김연주 변호사는 "같은 증상을 잡기 위해 구동계 핵심 부품을 이미 교체했다는 점은 단순한 체감 불편이 아니라 실제 하자 대응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해당 증상이 중대한 하자로 인정받으려면 진동이 특정 조건에서 반복된다는 점을 객관적 자료로 고정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법적으로 전기차의 구동 모터는 '원동기 및 동력전달장치' 범주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다. 이 장치에서 발생한 하자는 '중대한 하자'로 분류된다. 중대한 하자는 2회 이상 수리 후 재발하거나, 누적 수리 기간이 30일을 초과하면 교환·환불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 A씨의 누적 입고 기간은 55일로, 이 요건을 충족한다.
제이디종합법률사무소 전종득 변호사는 "모터 교체 이력은 '하자 인정'의 간접사실이 될 수 있으나, 결국 진동이 객관적으로 통상 품질·성능에 미달하는지 입증이 관건이다"라고 설명했다.
본사 합의 기다릴까, 중재로 직행할까…유리한 선택은?
A씨는 제조사 측 보상 담당자의 연락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만약 본사에서 합의를 제안한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중재로 바로 가는 것과 합의 중 어느 쪽이 유리할까.
변호사들은 제조사가 제안하는 합의 조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진다고 조언했다. 교환이나 환불에 준하는 만족스러운 조건이라면 신속한 합의가 실리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법률사무소 이룰성 성근모 변호사는 "중재 절차는 장기간과 정밀 감정이 소요되므로, 제조사 측에서 유의미한 교환·환불 수준의 합의안을 제시한다면 신속한 합의가 실리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조건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중재 절차를 통해 법적 판단을 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 김영호 변호사는 "합의 금액이 교환·환불 가치에 근접하지 않는다면 중재로 직행하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재판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을 갖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명륜 오지영 변호사는 "현재 교환 환불 인정 비율 자체가 높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질문자님 사안은 부품 교체 이력과 재발 정황이 명확해 통상의 감성 품질 분쟁보다 유리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는 제시받은 조건을 정밀 검토해야 판단이 가능한 부분이다"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