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재판 청구했다가 벌금 100만원이 1000만원으로⋯이유는?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정식재판 청구했다가 벌금 100만원이 1000만원으로⋯이유는?

2019. 12. 20 18:28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정식재판 청구했다가 벌금 '100만원→1000만원' 10배 증가

"반성 없이 억울함만 호소" 재판부의 본보기

약식명령으로 받은 100만원의 벌금이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가 10배의 벌금 폭탄으로 돌려받은 한 여성이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대구에 살고 있는 한 여성. 얼마전 약식명령으로 1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은 잘못한게 없었다. 억울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그러나 법원은 오히려 이 여성에게 10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원래 벌금에 10배에 달하는 금액이었다. 법원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그렇게 이용되는지 나는 몰랐지⋯

대구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던 A(46)씨. 올해 3월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계좌에 자금 입출금을 반복해 거래실적을 만든 뒤 대출을 받아주겠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마침 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제안을 승낙했다. 그로부터 그녀의 통장에는 정체모를 돈이 입금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돈이 입금 되면, 전화가 걸려왔다. "그걸 인출해 백화점 상품권을 사서 〇〇〇에 갖다둬라." 시킨대로 했다. 그렇게 통장에 들어왔다 나간돈만 2억. 그녀는 그렇게 보이스피싱 공범으로 역할을 했다.


A씨는 이 일로 보이스피싱 사기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다행히 무혐의 처리됐지만 통장을 빌려준 혐의까지 피할 순 없었다. 금융실명거래법 위반으로 약식기소 됐다. 벌금은 100만원이었다.


이례적으로 벌금 10배로 높인 재판부, '괘씸죄' 적용

A씨는 약식명령으로 받은 100만원의 벌금도 부당하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다. 하지만 결과는 A씨의 기대와 정반대였다.


대구지방법원 김형한 판사는 19일 A씨에 대해 1000만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약식명령에서 매긴 벌금의 10배에 해당한다.


김 판사는 "13명에 달하는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에 속아 A씨의 계좌에 2억원 넘는 돈을 송금했다"며 "그런데도 A씨는 자신의 억울함만을 하소연할 뿐, 자신의 행동으로 발생한 피해자들의 손해에 대하여는 책임을 느끼지 못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애초의 벌금 100만 원은 지나치게 가벼운 것으로 판단 된다"고 했다.


또 "A씨가 허위의 거래 내용을 만든 후 대출을 받겠다는 것은 사기죄에 해당하는 것인데, A씨가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자신의 계좌가 이용되는 것을 몰랐다고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혹 떼려다 혹 붙일수도⋯정식재판 청구 신중해야

변호사들도 약식명령에 대해 정식재판을 청구하게 되면 '불이익변경금지 원칙'이 적용되지 않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불이익변경금지원칙은 피고인이 상소한 사건에서 원심판결보다 중한 판결을 할 수 없다는 원칙으로, 민사소송법이나 형사소송법에서 적용된다. 이는 '혹 떼려다 혹 붙이는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다.


그러나 이런 원칙은 약식명령에서 정식재판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A씨 사례처럼 훨씬 무거운 선고형량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