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거 보여줌' 트윗 한 줄, '지인능욕 헌터'의 덫이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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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거 보여줌' 트윗 한 줄, '지인능욕 헌터'의 덫이 되다

2026. 07. 02 15:44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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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금 내놔" 돌변한 상대…전문가들 "성범죄 아닌 공갈죄, 증거 확보가 우선"

A씨가 호기심에 올린 트위터 글로 '지인능욕 잡는 사람'이라며 금전을 요구하는 협박범을 만났다. / AI 생성 이미지

트위터에 올린 호기심 가득한 글 하나가 '지인 능욕 잡는 사람'이라는 협박범을 불러들였다.


그는 연락처를 빌미로 금전을 요구했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실제 사진이나 영상 유포가 없었다면 성범죄 가능성은 낮고, 오히려 협박범의 행위가 공갈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침착한 증거 확보와 대응을 주문했다.


한순간 성범죄자로 몰릴 위기에서, 오히려 상대방의 범죄를 입증해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호기심에 던진 한마디, 덫이 되어 돌아오다


평범한 일상은 트위터에 올린 글 한 줄로 산산조각났다. A씨는 특정인의 초성을 적고 “얘 아는 사람, 좋은 것 보여줌”이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장난 반, 호기심 반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곧 한 명에게서 연락이 왔고, 대화는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상대방은 다른 이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아는지 묻고, 심지어 자신의 전화번호까지 먼저 건넸다.


경계심이 허물어진 A씨도 전화번호의 일부를 가려 상대에게 보냈다. 하지만 상대는 어떻게 알았는지 가려진 번호를 완벽하게 파악했고, 바로 이 지점에서 상황은 돌이킬 수 없이 꼬이기 시작했다.


'지인능욕 헌터'의 본색…사라진 대화와 시작된 협박


더 은밀한 대화를 위해 텔레그램 비밀 대화방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화근이었다. 대화가 오가던 중, 상대방은 돌연 대화방을 삭제해 모든 기록을 없애버렸다. 그리고는 자신이 “지인 능욕을 잡는 사람이다”라며 본색을 드러냈다.


그는 A씨에게 “연락처 알았으니까, 단톡방 파서 초대하고 신고하겠다”며 “나는 그분한테 사례금만 받으면 된다”고 노골적으로 돈을 요구했다.


순식간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순간이었다. A씨는 다행히 상대의 트위터 계정, 그리고 그가 올린 '겹지찾음', '지인능욕', '지인박제' 등의 게시물들을 미리 캡처해 둔 상태였다.



성범죄 아니니 안심? 초성·번호 유출은 '또 다른 지뢰'


A씨의 가장 큰 걱정은 '성범죄' 혐의였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실제 성적 영상물이나 사진 유포가 없었다는 점을 핵심으로 짚었다.


법무법인로웰 김훈희 변호사는 “실제 피해자의 사진이나 합성물, 성적 이미지 등을 전송한 사실이 없고, 전화번호도 일부를 가린 상태에서 공유한 것이라면 현재 설명만으로는 곧바로 처벌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습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안심하긴 이르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특정인을 알아볼 수 있는 상태에서 비난성 표현을 올렸다면, 형법 명예훼손죄, 형법 모욕죄가 검토될 수 있습니다”라고 경고했다. 초성만으로도 주변인이 누구인지 알 수 있다면 범죄가 성립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뉴로이어 법률사무소 최동준 변호사는 “특히 전화번호를 가려서 공유했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알아냈다면, 개인정보 유출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며 별개의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상대방은 전형적인 공갈 협박단"…'맞고소' 카드 부상


오히려 법률 전문가들의 칼끝은 A씨를 협박한 상대를 향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상대방은 '지인능욕 잡는 사람'을 사칭해 단톡방 초대 및 신고를 빌미로 사례금(금전)을 뜯어내려는 전형적인 공갈 협박단(셋업 범죄)입니다”라고 단언했다. A씨가 가해자가 아닌, 기획된 범죄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법률사무소 필승 김준환 변호사 역시 “오히려 상대방이 연락처를 빌미로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유도하는 행위는 형법상 공갈죄 및 협박죄가 성립하여 매우 엄하게 처벌받게 됩니다”라고 강조했다. A씨가 방어만 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고소하는 적극적인 대응을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삭제보다 보존…"섣부른 해명은 금물"


그렇다면 A씨가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한 목소리로 '증거 보존'을 외쳤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는 “게시물과 대화 기록, 계정 정보는 임의 삭제하지 마시고 그대로 보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두려움에 기록을 지우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만약 실제 경찰 조사가 시작된다면, 섣부른 진술은 피해야 한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수사기관 연락이 오면 섣불리 해명부터 하지 말고, 게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특정인을 지목했는지, 실제로 누구를 알아볼 수 있었는지를 중심으로 대응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차분하게 모든 증거를 확보하고 법률 전문가의 조력을 받아 일관된 진술로 조사에 임하는 것이 이 복잡한 덫에서 빠져나올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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