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복무 중 걸린 '길랑-바레 증후군'⋯제대 후 국가유공자 인정될 수 있을까
군 복무 중 걸린 '길랑-바레 증후군'⋯제대 후 국가유공자 인정될 수 있을까
변호사들 "입대 전 건강의 문제 없었다면 인정받을 확률 높아"
"군복무와 상당한 인과관계 있다" 국가유공자 인정한 대법원 판례도 있어

A씨는 군입대 후 희귀병인 '길랑-바레 증후군'을 판정받았다. 현재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지만 "군 복무 중 병이 생긴 것이니, 국가유공자를 신청해 보는 게 어떻겠냐"는 제안에 고민이 된다. /셔터스톡
A씨는 입대 후 희귀병인 '길랑-바레 증후군'을 판정받았다. 이 증후군은 신경에 염증이 발생해 마비, 통증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교육을 받다가 A씨가 폐렴에 걸려 입원을 했는데, 이상하게도 몸이 회복되지 않았다. 결국, 여러 검사를 한 끝에 이 병을 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의병전역했다. 제대 후 A씨는 꾸준히 재활치료를 받았고, 현재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
그런데 이 얘기를 들은 주변 사람들은 A씨에게 "군 복무 중 병이 생긴 것이니, 국가유공자를 신청해 보는 게 어떻겠냐"라고 제안했다.
A씨는 국가유공자 자격을 받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지만, 가능성에 대해 알아보려고 한다. A씨가 국가유공자를 인정받기 위해선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
국가보훈처는 군인이 직무수행을 하던 중 부상을 당해 전역한 경우, 신체검사 기준에 따라 국가유공자로 인정한다.
이때, 중요한 건 "군에서의 공무수행 때문에 병이 생겼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하는 것이다.
법무법인 세결의 최영 변호사는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기 위해선 공무수행과 발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법률사무소 중현의 지세훈 변호사도 "군 복무 중 병이 생겼다는 이유만으로 국가유공자 등록이 되는 것이 아니라, 공무수행과 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며 "입증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말했다.
즉 A씨는 '군복무 중 교육을 받음→폐렴 감염→해당 질병 발병'이라는 일련의 과정에 대한 인과관계를 입증해야 한다.
변호사들은 A씨의 사안에 대해, 인과관계가 입증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최영 변호사는 "(일반적으로는) 증명이 쉽지 않지만, A씨의 병은 군 교육 중 감염된 폐렴 때문에 생겼을 수 있어 보인다"며 "이 점을 적극적으로 주장하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몸 상태가 괜찮다고 했는데, 상당 기간 재활을 받을 정도로 후유증이 있었다는 점도 적극 주장해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예현의 송경재 변호사는 "군에서 길랑-바레 증후군 판정을 받고 국가유공자로 인정된 사례가 있다"라며 "입대 당시 기존에 앓던 질병이 없이 건강한 상태였음에도 군복무 중 증후군이 발병해 의병제대를 한 것이라면 A씨 역시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2009년, 대법원은 군복무 중 길랑-바레 증후군 진단을 받고 의병 전역한 B씨에 대해 "군복무 중 받은 교육훈련과 발병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취지로 판시했다.
당시 대법원은 B씨가 입대 전에는 건강에 문제가 없었고, 근무와 훈련으로 면역기능이 저하돼 있었던 점 등을 고려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했을 때, 군복무 중 받은 교육 훈련이 B씨의 해당 증후군 발병 원인이 됐다고 봤다.
만약 A씨의 국가유공자 신청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A씨는 국가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하면 된다. 행정소송은 국가의 처분(국가유공자 신청 거부)을 취소해달라는 취지의 소송이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는 "유공자 신청 후 거부 처분이 있는 경우라면, 취소 소송을 할 수 있는 기간 내에 소송 진행이 가능하다"고 했다.
법무법인 청율인의 김영환 변호사는 소송에 앞서 준비할 것을 짚어줬다. 김 변호사는 "질환의 원인과 발병 경위 등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A씨가 입증해야 한다"며 "질환에 대해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장애 여부를 정확하게 먼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