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층간소음 탓에 유산했다" 천장에 스피커 달아 보복한 아랫집…5개월 복수극의 결말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단독] "층간소음 탓에 유산했다" 천장에 스피커 달아 보복한 아랫집…5개월 복수극의 결말

2026. 06. 18 14:46 작성
손수형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h.son@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5개월간 천장에 우퍼 달아 기계음 송출

법원 "명백한 스토킹 범죄"

항소심, 벌금 400만원으로 감형

층간소음에 불만을 품고 천장에 우퍼 스피커를 설치해 보복 소음을 낸 아랫집 거주자가 스토킹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셔터스톡

층간소음에 앙심을 품고 천장에 우퍼 스피커를 달아 보복 소음을 낸 아랫집 거주자가 스토킹 범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부산 사하구의 한 다세대주택 아랫집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2024년 2월경부터 같은 해 6월 말경까지 윗층에 사는 B씨 가족과 층간소음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B씨 주거지에서 들리는 발소리 등 층간소음에 극도의 불만을 품은 A씨는 결국 넘어선 안 될 선을 넘고 말았다.


그의 복수 방법은 '쉐이크본'이라는 골전도 우퍼 스피커였다. A씨는 이 스피커를 천장에 설치한 뒤, 망치를 두드리는 듯한 기계음을 윗집에 지속적으로 도달하게 만들었다. 이 소음 테러는 무려 5개월 동안이나 반복됐다.


층간소음 보복, 이제는 단순 경범죄 아닌 '스토킹 범죄'


과거 층간소음 보복은 경범죄 처벌이나 민사상 손해배상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 법원은 타인에게 불안감이나 공포심을 일으키는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소음 유발 행위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엄단하고 있다.


1심 재판을 맡은 부산지방법원 서부지원 김세이 판사는 A씨의 행위를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로 규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기간이 수개월에 달하고, 피해자와 그 가족이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피해자 측이 엄벌을 탄원하고 합의나 피해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도 불리하게 작용했다.


"층간소음 탓에 유산했다"…항소심서 드러난 씁쓸한 이면


하지만 A씨는 1심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고, 사건은 2심으로 넘어갔다.


그리고 항소심(부산지방법원 제4-1형사부, 재판장 성익경) 과정에서 A씨가 이토록 극단적인 보복에 집착했던 사연이 드러났다.


A씨는 범행이 시작될 무렵인 2024년 2월경 유산을 겪었다.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던 A씨는 "윗집의 층간소음이 유산의 원인"이라는 그릇된 생각에 사로잡혀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밝혀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같은 범행 경위에 다소간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인정하고 초범인 점, 그리고 2026년 3월경 출산을 앞두고 있어 40시간의 이수명령을 정상적으로 이행하기 어려운 건강상의 사정이 있다는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A씨에게 벌금 400만 원을 선고하며 형량을 다소 낮췄다.


층간소음으로 인한 오해가 낳은 범행이었지만, 타인의 일상을 파괴하는 사적 보복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음을 법원은 명확히 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