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게 도망 다닌 '납치·폭행' 조폭의 승리? 결국 처벌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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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게 도망 다닌 '납치·폭행' 조폭의 승리? 결국 처벌 피했다

2022. 09. 23 11:01 작성
안세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y.ahn@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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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첫 공판 후 도주로 재판 중단

2019년 1심 "기소 후 15년 지나 공소시효 완성"

이어 2심과 대법원도 같은 '면소' 판결

납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돌연 자취를 감춘 뒤, 이후 15년 동안 도망 다닌 조직폭력배가 공소시효 만료로 결국 처벌을 피하게 됐다. /연합뉴스

1990년대 한 지역 폭력조직 부두목급이었던 A씨. 그는 상대 조직원을 납치⋅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15년이 넘도록 도망을 다녔다. 그 결과,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피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에 대해 면소 판결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면소(免訴·소송의 종결)란,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때 선고하는 판결이다.


15년 넘도록 도망 다니면서 공소시효 만료

시간은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건은 A씨가 속한 폭력조직원이 다른 조직원에게 뺨을 맞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복수심에 상대 조직원을 납치해 차에 태운 뒤 공터로 끌고 가 폭행했다.


결국 A씨 등은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이미 여러 차례 교도소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A씨는 이때부터 돌연 자취를 감췄다. 결국 재판은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A씨의 혐의는 법정형이 징역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A씨가 불출석하면, 재판을 열 수 없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결국 1심 재판부는 첫 재판 기일 17년 만인 지난 2019년, 면소를 선고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A씨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까지만 해도 형사소송법은 "기소 후 1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했다(제249조 제2항). 지금은 '25년'으로 기간이 늘었지만, 이는 지난 2007년 법이 개정된 이후부터다.


구법 적용하면 15년, 개정법 적용하면 25년

"A씨에게 구법을 적용하느냐, 개정법을 적용하느냐"가 쟁점이었지만, 1심 재판부는 구법을 적용했다. 법 개정 당시 부칙에 "개정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선 종전의 규칙을 적용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1999년에 범행을 저질렀으니, 구법을 적용해 공소시효도 15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1심 법원 판단에 검찰은 불복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2심 역시 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선, 종전의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도 역시 같았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부칙의 취지는 이미 저지른 범죄에 대해선 개정 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함에 있다"며 면소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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