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넘게 도망 다닌 '납치·폭행' 조폭의 승리? 결국 처벌 피했다
15년 넘게 도망 다닌 '납치·폭행' 조폭의 승리? 결국 처벌 피했다
2002년 첫 공판 후 도주로 재판 중단
2019년 1심 "기소 후 15년 지나 공소시효 완성"
이어 2심과 대법원도 같은 '면소' 판결

납치·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돌연 자취를 감춘 뒤, 이후 15년 동안 도망 다닌 조직폭력배가 공소시효 만료로 결국 처벌을 피하게 됐다. /연합뉴스
1990년대 한 지역 폭력조직 부두목급이었던 A씨. 그는 상대 조직원을 납치⋅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지자, 15년이 넘도록 도망을 다녔다. 그 결과, 결국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피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씨에 대해 면소 판결한 원심(2심)을 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면소(免訴·소송의 종결)란, 공소시효가 만료됐을 때 선고하는 판결이다.
시간은 1990년대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사건은 A씨가 속한 폭력조직원이 다른 조직원에게 뺨을 맞으면서 시작됐다. 당시 A씨는 복수심에 상대 조직원을 납치해 차에 태운 뒤 공터로 끌고 가 폭행했다.
결국 A씨 등은 폭력행위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형사 재판에 넘겨졌다. 그런데 이미 여러 차례 교도소 생활을 한 경험이 있는 A씨는 이때부터 돌연 자취를 감췄다. 결국 재판은 한 차례도 열리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A씨의 혐의는 법정형이 징역 10년이 넘었기 때문에 A씨가 불출석하면, 재판을 열 수 없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3조).
결국 1심 재판부는 첫 재판 기일 17년 만인 지난 2019년, 면소를 선고했다.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판단이다. A씨가 범죄를 저질렀을 때까지만 해도 형사소송법은 "기소 후 15년이 지나면 공소시효가 완성된다"고 규정했다(제249조 제2항). 지금은 '25년'으로 기간이 늘었지만, 이는 지난 2007년 법이 개정된 이후부터다.
"A씨에게 구법을 적용하느냐, 개정법을 적용하느냐"가 쟁점이었지만, 1심 재판부는 구법을 적용했다. 법 개정 당시 부칙에 "개정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선 종전의 규칙을 적용한다"고 돼 있었기 때문이다. A씨는 1999년에 범행을 저질렀으니, 구법을 적용해 공소시효도 15년으로 보는 게 맞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1심 법원 판단에 검찰은 불복했지만, 2심 재판부의 판단도 1심과 같았다. 2심 역시 법 시행 전에 범한 죄에 대해선, 종전의 규칙을 적용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의 판단도 역시 같았다. 대법원은 "형사소송법 부칙의 취지는 이미 저지른 범죄에 대해선 개정 전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고자 함에 있다"며 면소 판결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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