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석 달 연체 후 "보증금 남았으니 못 나가" 배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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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석 달 연체 후 "보증금 남았으니 못 나가" 배짱

2026. 01. 20 14:5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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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명백한 계약해지 사유, 유예기간 줄 법적 의무 없어"

퇴거를 거부하는 세입자에게는 내용증명 발송 후 명도소송,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 강제집행 등 신속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 /AI 생성 이미지

월세를 3개월이나 밀리고도 “보증금이 남아있으니 이사 못 간다”며 버티는 세입자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초보 임대인의 사연이 전해졌다. 심지어 세입자는 새 임차인을 구하기 위한 집 구경조차 막아서며 연락을 피하는 상황.


법률 전문가들은 월세 3기분 이상 연체는 임대차 계약의 명백한 해지 사유이며, 남은 보증금이 세입자의 ‘퇴거 거부’ 방패가 될 수 없다고 한목소리로 지적했다.


'보증금 방패' 내세운 세입자, 법의 심판은?


초보 빌라 임대인이라고 밝힌 A씨는 3개월 이상 월세가 밀린 세입자에게 한 달 전 구두로 계약 해지와 퇴거를 요청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아직 임대보증금이 많이 남아 있다는 이유로 이사갈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라는 황당한 답변이었다.


A씨가 새 세입자를 구하기 위해 부동산에 집을 내놨지만, 기존 세입자는 집을 보여주지도 않고 이제는 전화조차 받지 않아 A씨는 속만 태우고 있다.


이러한 세입자의 주장은 과연 법적으로 타당할까. 법무법인 화담 권용범 변호사는 “이미 3개월 차임 이상 연체가 되었다면 계약해지 사유가 있는 것(보증금이 남아 있다는 것이 해지를 인정하는데 방해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인바, 임차인에게 내용증명우편, 문자 등을 통해 계약해지 의사가 도달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남은 보증금 액수와 상관없이 월세 3개월 연체 그 자체로 계약 해지의 정당성은 충분하다는 의미다.


퇴거 전 '유예기간', 꼭 줘야 할까?


세입자에게 퇴거를 통보할 때 법적으로 유예기간을 줘야 하는지도 임대인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대목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그럴 의무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차임연체를 이유로 해지통지를 하고 해지통지가 임차인에게 도달하면 계약은 즉시 해지가 됩니다”라고 단언했다.


법률사무소 길 길기범 변호사 역시 “차임연체를 이유로 임차인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하면 즉시 계약이 해지되므로 임차인에게 유예기간을 줄 필요는 없습니다”라고 못 박았다.


다만, 실무상 원만한 해결을 위해 관행적으로 기간을 두는 경우는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A씨가 내용증명을 통해 퇴거 요청을 하시는 경우, 일반적으로 최소 2주에서 1개월 정도의 유예기간을 부여하는 것이 통상적입니다”라고 조언했다. 이는 법적 강제 사항이 아닌, 향후 소송 등을 염두에 둔 절차적 배려에 가깝다.


보증금 반환 vs 명도, 무엇이 먼저인가?


임대인들이 가장 흔하게 오해하는 부분은 ‘보증금을 먼저 돌려줘야 집을 비우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는 점이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리 법원은 임대인의 '보증금 반환 의무'와 임차인의 '주택 명도(인도) 의무'를 동시에 이행해야 하는 관계로 본다. 세입자가 집을 비우는 것과 임대인이 연체료 등을 공제한 나머지 보증금을 돌려주는 것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다.


권용범 변호사는 “보증금을 반환하는 것은 임차인이 A씨에게 빌라를 반환하는 것과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임대인께서 굳이 먼저 보증금을 지급할 의무나 이유는 없습니다. 게다가 인도해주기 전까지 임차료도 안 낼 가능성이 높으니 보증금에서 공제해야 할 필요도 있긴 하지요”라고 명확히 했다.


따라서 임대인은 연체 월세, 관리비, 그리고 명도소송 진행 시 발생할 소송 비용까지 모두 보증금에서 공제한 후, 남은 금액을 집을 돌려받는 날 지급하면 된다.


대화 거부엔 '법적 3단계'…핵심은 증거와 속도


세입자가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한다면 감정적으로 맞서기보다 법이 정한 절차를 신속히 밟는 것이 현명하다.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제시하는 해결책은 명확하다.


1단계는 '내용증명 발송'이다. 구두 통보는 법적 분쟁 시 효력을 입증하기 어려우므로, 월세 연체 사실과 계약 해지 의사를 담은 내용증명을 보내 명확한 증거를 남겨야 한다.


2단계는 '명도소송 및 점유이전금지가처분' 신청이다. 김명수 변호사는 “임대인으로서는 바로 건물인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하시는 것이 유리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소송 도중 세입자가 다른 사람에게 점유를 넘기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은 필수적이다.


마지막 3단계는 '강제집행'이다. 소송에서 이기고도 세입자가 나가지 않으면, 법원에 강제집행을 신청해 합법적으로 퇴거시킬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입자의 태도를 볼 때 감정 소모보다는 신속한 법적 대응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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