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 성관계 '나이 몰랐다'는 변명, 통할까
미성년자 성관계 '나이 몰랐다'는 변명, 통할까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
입증 책임은 누구에게 있나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미성년자가 신분증을 위조하거나 나이를 속여 성범죄나 청소년보호법 위반 등 문제에 연루되었을 때, 행위자가 ‘미성년자인 줄 몰랐다’고 주장하여 형사책임을 면하는 것은 매우 어렵지만 불가능하지는 않다.
법원은 행위자의 고의, 즉 상대방이 미성년자임을 알았는지를 엄격하게 심리하며, 이때 ‘몰랐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이고 일관된 증거를 제시하는 것이 관건이다.
‘나이를 몰랐다’는 주장,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나
범죄구성요건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칙적으로 검사에게 있다. 따라서 검사가 행위자가 상대방의 나이를 미필적으로라도 인식했다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실무적으로는 행위자가 자신의 무지를 입증하여 법관의 합리적 의심을 이끌어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청소년보호법 위반 사안에서 법원은 업주에게 매우 높은 수준의 주의의무를 요구한다. 단순히 휴대폰에 저장된 신분증 사진(폰증)을 확인하는 것만으로는 연령 확인 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
법원은 정당한 신분증 실물이 아닌 사진은 위·변조 가능성이 크다고 보며, 외관상 청소년으로 의심될 경우 주민등록번호를 외워보게 하는 등 추가적인 확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미필적 고의를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제주지방법원 2022. 7. 21. 선고 2022노7 판결).
‘정당한 착오’를 입증하는 결정적 증거들
반면, 행위자의 착오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면 무죄가 선고되기도 한다. 법원은 단순히 ‘몰랐다’는 주장 대신, 그렇게 믿을 수밖에 없었던 구체적 정황 증거가 있는지 살핀다.
실제 미성년자 의제 강간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에게 무죄가 선고된 판결(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5. 11. 선고 2022고합334 판결)에서 법원은 피해자의 진술 신빙성을 배척하고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당시 법원이 인정한 증거는 ▲피해자가 위조 신분증을 사용하며 성인 행세를 해왔다는 SNS 대화 내역 및 지인 진술 ▲피해자의 외모나 발육상태가 성인과 유사했다는 제3자(헬스 트레이너)의 증언 ▲피해자가 미성년자임을 알게 된 피고인이 격분하며 항의한 통화 녹취 등이었다.
이처럼 피해자의 기망 행위가 적극적이고 일관되었으며, 이를 객관적으로 뒷받침하는 자료가 존재하고, 행위자의 반응이 자연스러울 때 ‘정당한 착오’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