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난동범의 반전 '불법연행' 국가배상 판결, 2심서 뒤집힌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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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출소 난동범의 반전 '불법연행' 국가배상 판결, 2심서 뒤집힌 진실

2025. 09. 16 14:19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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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욕설해 벌금 50만원

'내가 피해자' 소송 걸었다가 '완패'한 남성의 최종 결말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파출소에서 술에 취해 1시간 넘게 욕설을 퍼붓다 벌금형을 받은 남성이, 경찰의 연행이 불법이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최종 패소했다.


파출소 난동에 대한 형사상 유죄 판결과는 별개로, 경찰의 최초 연행 과정의 적법성을 다툰 민사소송에서 법원의 판단이 1심과 2심에서 엇갈리며 주목받았다.


"너 옷 벗고 싶냐" 파출소 뒤집은 70분의 난동

사건은 2013년 10월 20일 새벽 대구의 한 술집에서 시작됐다.


A씨는 술값 문제로 업주와 시비가 붙었고,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E, F에 의해 D파출소로 가게 됐다. 파출소에 도착한 A씨의 행동은 상식을 벗어났다.


그는 약 1시간 10분 동안 경찰관들에게 "너희들 술집 마담에게 돈 받고 일하는 것 아니냐", "그 년하고 같이 잤냐", "어이 E이 너 옷 벗고 싶냐" 등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퍼부었다.


파출소 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꽁초를 바닥에 버리는 등 소란도 계속됐다. 경찰의 수차례 귀가 권유에도 아랑곳하지 않던 A씨는 결국 '관공서 주취소란'(경범죄처벌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 형사사건은 대법원까지 간 끝에 A씨에게 벌금 50만 원이 확정됐다.


"나는 피해자" 유죄 확정 후 시작된 '역공'

형사 처벌을 받은 A씨는 여기서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자신이 피해자라며 국가를 상대로 2,10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경찰이 자신을 술집에서부터 불법적으로 강제 연행했고(불법체포), 파출소에서 폭행과 가혹행위를 했으며, 증거인 CCTV 영상까지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핵심 쟁점은 경찰의 최초 조치인 '임의동행'이 과연 적법했는지 여부였다.


임의동행은 경찰이 상대방의 자발적인 동의를 얻어 경찰서까지 함께 가는 것으로, 강제 연행과는 명백히 구분된다.

법원의 엇갈린 판단 1심 "국가가 50만원 배상하라"

1심 민사법원은 A씨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다른 주장은 모두 기각했지만, 최초의 연행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수사관이 동행에 앞서 피의자에게 동행을 거부할 수 있음을 알려주거나, 언제든 자유로이 이탈할 수 있었음이 명백히 입증돼야 임의동행의 적법성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례를 근거로 삼았다.


당시 출동 경찰관이 법정에서 'A씨의 의사에 반해 팔을 잡고 술집 밖으로 나왔다'고 증언한 점, 동행거부권을 고지했다는 객관적 자료가 없는 점 등을 들어 국가가 A씨에게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 5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형사상 유죄와 별개로, 공무집행의 절차적 위법성을 인정한 것이다.


"적법한 공무집행" 2심의 반전, A의 '완전 패소'

그러나 이 판결은 항소심에서 완전히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경찰의 조치가 '적법한 공무집행'의 범위 안에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경찰이 A씨의 팔을 잡고 술집 밖으로 나온 것은 추가적인 시비와 영업 방해를 막기 위한 행위일 뿐, 체포로 볼 수 없다고 봤다. 또한 파출소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A씨가 동행을 거부했다는 증거가 없고, 오히려 파출소에서 경찰이 여러 차례 귀가를 권유했음에도 A씨 스스로 머물며 난동을 부렸다는 점에 주목했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현행범으로 체포되기 전까지 언제든지 자유로이 파출소로부터 퇴거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사정으로 보아 A씨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동행이 이뤄졌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결국 법원은 1심의 국가배상 판결을 취소하고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자신의 난동으로 받은 벌금형에 불복해 시작한 기나긴 법정 다툼은 A씨의 완전한 패소로 막을 내렸다.


[참고]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4고정5 판결문 (2014. 11. 28.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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