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3만% '살인 이자' 불법 사금융 조직 61명 검거... 679억 원 뜯어내
연 3만% '살인 이자' 불법 사금융 조직 61명 검거... 679억 원 뜯어내
27만 원 빌려 5,700만 원 이자 폭탄

검거된 피의자 / 연합뉴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을 대상으로 최대 연 3만%에 달하는 살인적인 이자를 뜯어낸 불법 사금융 조직 6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단순한 고금리 대부를 넘어, 마치 조직폭력배와 같은 치밀한 범죄단체를 구성하여 피해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는 2021년 1월부터 지난 9월까지 수도권 등지에서 불법사금융 사무실을 차려놓고 679억 원 상당을 불법 대부 및 추심한 혐의로 4개 조직 총책 30대 A씨 등 61명을 검거하고, 이 중 18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들의 범행 기간은 약 4년간 지속되었으며, 이 기간 동안 약 2만 명의 서민이 피해를 입은 것으로 파악된다.
'살인 이자' 지옥문: 서민 2만 명을 덮친 679억 원 규모 불법 대부
이들이 적용한 이자율은 매우 충격적이다. 최소 금액인 27만 원을 빌리는 경우를 예로 들면, 일주일 안에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 총 50만 원을 갚도록 계약했는데, 이를 연이자로 환산하면 연 4,442%에 달한다.
특히, 27만 원을 대출했다가 바로 다음 날 상환하는 경우에도 50만 원을 돌려줄 것을 강요했는데, 이를 연이자로 계산하면 무려 3만 1,000%가 넘는 수치다.
더욱 악랄한 수법은 피해자를 빚의 수렁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하는 '돌려막기' 권유였다. 제때 돈을 갚지 못하는 피해자에게 다른 불법사금융업자 직원으로 위장한 조직원을 보내 더 큰 금액을 대출하도록 유도했다.
이 때문에 97만 원을 빌렸던 한 피해자는 계속 돌려막기를 하다 11개월 동안 이자만 5,700만 원까지 불어나 고통을 겪기도 했다.
또한, 이들은 피해자의 가족·친구 연락처를 사전에 담보로 받아 놓고, 채무 사실을 주변에 알릴 것처럼 협박하며 빚을 독촉하는 등 불법 채권추심도 서슴지 않았다.
단순 '위반' 아닌 '조직범죄'로 본다: 핵심 간부 35명에 형법 제114조 적용된 이유
경찰은 이번에 검거된 일당 61명 중 35명에 대해서는 지휘·통솔 체계를 갖춘 범죄단체를 조직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고,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를 추가 적용했다.
이는 단순한 대부업법 위반을 넘어 공공의 안전과 평온을 해치는 조직범죄로 판단했음을 의미한다.
형법 제114조가 적용되려면 '사형, 무기 또는 장기 4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목적으로 해야 하는데, 본 사안에서 조직이 저지른 미등록 대부업 영위 죄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해당하여 해당 요건을 충족한다.
대법원 판례상 '범죄단체'란 '특정 다수인이 일정한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 아래 구성한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최소한의 통솔체계를 갖춘 것'을 의미한다.
경찰은 총책 A씨를 중심으로 한 4개 조직, 총 61명이라는 대규모 인력, 수도권 등지에 다수의 무등록 사무실 운영, 대출·추심·자금세탁 등 업무별 역할 분담을 갖춘 위계질서, 약 4년간의 지속적인 범행과 체계적인 수법 등 고도의 조직성 및 전문성을 갖춘 점을 근거로 범죄단체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전체 61명 중 35명에게만 형법 제114조가 적용된 것은 조직 내 지위와 역할을 고려한 것이다.
총책 및 간부급, 그리고 대출 및 추심 등 핵심 업무를 담당하여 조직을 주도하고 지휘·통솔한 것으로 판단되는 자들에게 해당 조항이 적용되었다.
이는 조직의 범죄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가담한 핵심 조직원들을 선별하여 가중 처벌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가중 처벌 피할 수 없다: '활동죄'와 '목적범죄'는 별개의 죄
불법사금융 조직원들이 저지른 범죄단체활동죄와 대부업법 위반죄는 법적으로 실체적 경합범 관계에 놓이게 된다.
대법원 판례는 범죄단체활동죄와 목적범죄가 서로 보호법익이 달라 상상적 경합범으로 처리하며, 이 경우 가장 무거운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한다.
따라서 이들은 일반적인 대부업법 위반자보다 훨씬 무거운 형벌을 받게 될 전망이다.
경찰은 아울러 범죄수익 240억 원 상당을 몰수·추징 신청해 법원에서 인용 받았으며, 이 중 아파트·외제차·명품 시계 등 140억 원 상당을 실처분 금지 조치하여 범죄수익을 철저히 환수할 방침이다.
이 밖에 피의자들로부터 자금세탁을 의뢰받아 35억 원 상당을 상품권 거래 대금으로 둔갑시킨 돈세탁책 1명과 개인정보 DB를 불법 수집한 145명도 함께 검거되었다.
경찰 관계자는 "어려운 경제 상황 속 취약계층을 노린 불법 사금융 범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며 "단기·소액 대출로 인한 피해를 당한 경우 경찰이나 경기복지재단에 도움을 요청해달라"고 당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