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최고 이율 '연 24%'보다 이자를 더 냈다면? 변호사들이 알려주는 단계별 대응법
법정 최고 이율 '연 24%'보다 이자를 더 냈다면? 변호사들이 알려주는 단계별 대응법
급한 마음에 사채를 쓴 A씨, 그동안 연 40%의 이자 물어와
"지금 당장 '이자제한법' 위반으로 고소하라"는 변호사들
'돈 빌릴 때' 반드시 챙겨야 할 것 ①계약서 ②이체 내역 또는 영수증

급하게 돈이 필요해 사채를 끌어다 쓴 A 씨. 몇 년 동안 연 40%의 이자를 물어왔는데 불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그는 여태까지 입은 피해를 보상받고 싶다. /연합뉴스
동네에서 조그마한 가게를 운영하는 A씨. 넉넉하지는 않았지만,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진 든든한 가장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A씨에게 큰일이 생겼다. 급하게 돈이 필요했지만 그만한 여유는 없었던 A씨.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B씨에게 사채를 끌어다 썼다.
그때부터 연 40%의 이자를 내왔다. B씨는 특이하게 이자를 현금만 받았다. B씨의 말로는 "통장이 압류된 상태라 쓸 수 없다"고 했다. 이자를 내는 날이면 A씨의 가게를 찾아와 직접 받아 갔다.
그러다 A씨는 지난해 다른 동네로 거처를 옮겼다. 이에 이자를 받기 어려워진 B씨는 계좌로 송금하도록 했다. 여전히 약 연 40%의 이율이었다.
시간이 지나 A씨는 법정 최고이율이 연 24%라는 것을 알게 됐다. 또한, 여태까지 법정 최고 이율을 넘어 지급한 부분은 돌려받을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A씨는 사채를 쓴 당시 계약서를 분실했고, 최근 3개월간 계좌 이체했던 부분을 제외하면 이자 지급 내용을 증빙할만한 서류가 없는 상태라고 했다.
이에 A씨는 남은 원금을 빨리 갚아버려야 하는지, 아니면 소송을 해서 너무 많이 낸 이자를 돌려받아야 하는지 궁금하다.
변호사들은 A씨가 현시점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B씨를 이자제한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하는 것이라고 했다. B씨가 처음부터 현금으로만 이자를 받은 것은 자신이 이자제한법을 어겼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으로 추측했다.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원금상환이나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 이자제한법 위반 형사고소가 모두 가능하지만, 현시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강력한 수단은 형사고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JLK 법률사무소 김일권 변호사와 리라법률사무소 김현중 변호사,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일단 B씨가 이자제한법에서 정한 이자율을 초과해 이자를 받은 데 대해 이자제한법 위반으로 형사고소를 하라"고 입을 모았다.
변호사들이 이처럼 형사고소를 먼저 하도록 얘기하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이자제한법은 법정 최고 이자율인 연 24%를 초과해 이자를 받은 자에 대해서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어서, A씨가 고소를 취하해도 B씨는 처벌을 받게 된다. 하지만 합의서(처벌불원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면 향후 감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합의를 통해 과다하게 지급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예상했다.
이자제한법 위반으로 형사 고소한 뒤 A씨가 할 일은, 그동안 연 24%를 초과해 지급한 돈이 얼마인지 계산하는 것이라고 변호사들은 말했다.
법무법인 오른 백창협 변호사는 "A씨가 지금까지 지급한 돈을 전부 더해 연 24%를 초과하여 지급한 금액은 원금상환에 충당하고, 남은 원금이 얼마인지 계산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때 만약 갚아야 할 원금이 남지 않고, 오히려 원금을 초과해 지급했다면 부당이득반환 청구가 가능하다"고 했다. 내야 할 이자보다 더 많이 낸 돈이 1000만원이고 남은 원금이 500만원이라면, 원금을 제하고 남은 500만원만큼을 돌려받을 수 있다는 취지다.
이자제한법 제2조 제4항은 '채무자가 최고 이자율을 초과하는 이자를 임의로 지급한 경우 초과 지급된 이자 상당 금액은 원본에 충당되고, 원본이 소멸했을 때에는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의 경우 그동안 지급한 이자가 얼마나 되는지를 증명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변호사들은 지적한다.
법무법인 지정의 이신광 변호사는 "A씨의 경우 지금까지 지급한 이자가 어느 정도인지와 그리고 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자료가 존재하는지를 확인해 봐야 한다"고 했다.
안병찬 변호사는 회의적인 반응이었다. 안 변호사는 "그동안 이자를 낸 것에 대한 입증 책임은 채무자에게 있다"면서 "A씨의 경우 계약서도 없고 그동안 이자를 낸 증빙서류도 없으니, 음성녹음 등 다른 증거가 없다면 고금리 이자 지급을 인정받기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체 내역이 존재하는 최근 3개월간의 이자에 대한 것만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안병찬 변호사는 한 가지 조언을 남겼다. 안 변호사는 "채무자들이 고금리 채권자를 이자제한법 위반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하고, 법원에 소송을 낼 때 증거 부족으로 이자 지급액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돈을 빌릴 때 반드시 계약서를 받아 보관하고, 이자나 원금 변제를 입증하는 영수증, 계좌 이체 내용 등을 잘 보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