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양 대형 '싱크홀'에 속절없이 무너진 편의점, 누가 책임져야 할까 따져보니
양양 대형 '싱크홀'에 속절없이 무너진 편의점, 누가 책임져야 할까 따져보니
지난해 6월, 대규모 토목공사 시작한 후⋯크고 작은 싱크홀 발생

3일 강원도 양양의 한 해변가. '쿵' 소리와 함께 편의점 건물이 말 그대로 두 동강이 났다. 거대한 싱크홀 때문이었다. 사실 이 지역에선 대규모 숙박 시설 공사가 시작되면서 이전부터 땅 꺼짐 현상이 이어졌다. 어쩌면 예견 가능했던 사고, 누가 책임지게 될까? /연합뉴스
3일 오전 6시쯤, 강원 양양군 낙산해수욕장 인근에 있던 한 편의점 건물이 두 동강이 났다. 바로 옆에서 발생한 거대한 '싱크홀'(지반 침하) 때문이다. 이날 발생한 싱크홀의 크기는 가로 12m, 세로 8m, 깊이 5m로, 대략 30평대(96㎡) 건물 크기와 맞먹었다.
그런데 해당 지역에선 지난해 6월부터 전조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낙산해수욕장 일대에 고층으로 대규모 숙박시설을 짓기 시작한 이후로, 10여 차례 넘게 땅 꺼짐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불과 몇 개월 전에도 한 차례 싱크홀 사고가 있었다. 이로 인해 지난 3월, 지반 침하 원인으로 지목된 건설 현장의 공사가 임시 중단되기도 했다. 사고 당시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더 큰 피해가 일어나기 전에 대책을 내달라"고 불안감을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토목공사가 이번 양양 싱크홀 사고의 유력한 원인으로 추정되는 이유다. 우선, 해당 편의점을 관리하는 BGF리테일 측은 "본부가 가입한 재산종합보험으로 피해 보상이 이뤄질 예정"이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 처리 후 싱크홀 발생에 대한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파악해 구상권을 청구할 것으로 보인다. 구상권이란 채무를 대신 갚아준 사람이 채무 당사자에게 그만큼의 돈을 도로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변호사들은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이번 사고 역시 인근 공사 현장의 시공사 측에 원인이 있다고 판단 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법무법인 정향의 유진영 변호사는 "사고 주변 지역에서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싱크홀 현상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경우 해당 시공사 측이 지반 침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했는지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지난 3월에 발생했던 1차 싱크홀 사고 때도, 현장을 감식한 토목 전문가들은 차수(遮水·물이 새거나 흘러드는 것을 막음) 공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 해변가에 짓는 건축물은 땅 파기 작업 과정에서 바닷물이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더 정밀한 차수벽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부실했다는 것이다.
양양군 관계자 역시 "터파기로 흙을 퍼내면 지하수가 공사 현장으로 쏠리는데, 이 때문에 싱크홀이 자주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법률 자문
이를 바탕으로 법률사무소 보람의 최유정 변호사는 "시공사 측이 토목공사를 진행하면서 이번에도 차수 작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면, 편의점 붕괴에 대한 배상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짚었다.
특히 최유정 변호사는 "인근 지역 주민들이 공사중지 요청을 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싱크홀로 인한 건물 붕괴 등 여러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무리하게 공사가 진행되지 않도록 공사중지 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는 것이 최 변호사의 설명이다.
시공사뿐 아니라 감리 주체와 관할 지자체까지 연대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유진영 변호사는 "피해를 본 건물주나 편의점 업주가 시공사와 감리사, 지자체인 양양군을 공동피고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