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배 수익 보장"…'코인 세력'의 달콤한 유혹, 8500만원 사기 사건의 전말
"2.8배 수익 보장"…'코인 세력'의 달콤한 유혹, 8500만원 사기 사건의 전말
원금 보장 약속 믿고 '영끌' 투자, 돌아온 건 가짜 코인…법조계 "전형적 투자 사기, 신속한 고소 중요"

'코인 세력'을 자칭한 사기범에게 8500만원을 투자하고 가짜 코인을 받은 피해가 발생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코인 세력 믿고 8500만원 넣었는데…'가짜 코인'이었습니다"
자칭 '코인 세력'이라는 말에 인생을 건 A씨. 원금은 물론 2.8배 수익을 보장한다는 달콤한 약속에 대출까지 받아 8500만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그의 전자지갑에 들어온 것은 현금화조차 불가능한 '가짜 코인'이었다. 한순간에 전 재산을 날릴 위기에 처한 A씨의 사연은 최근 기승을 부리는 신종 투자 사기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
"내일 줄게" 두 달간의 희망고문, 결국 '가짜 코인'
A씨는 알게 된 지 얼마 안 된 지인으로부터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자신을 '코인 세력'이라 소개한 그는 "돈을 보내주면 코인 물량을 넘겨주고, 주가 조작을 통해 2.8배로 불려주겠다"고 장담했다. 심지어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함께 동영상까지 촬영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A씨는 그의 말을 믿고 대출까지 받아 8500만원을 건넸다. 이후 A씨의 메타마스크(코인 지갑)에는 약속된 수량의 코인이 들어왔다. 하지만 기쁨은 잠시였다. 약속한 날이 되어도 수익금은커녕 원금조차 돌려받을 수 없었다. "내일 주겠다", "며칠만 기다려달라"는 말만 두 달 넘게 반복됐다.
답답한 마음에 A씨가 직접 코인을 팔려고 하자, 그는 "절대 팔지 말라"며 만류했다. 결국 A씨는 지인의 도움으로 자신이 받은 코인이 거래소에서 거래조차 할 수 없는 '스캠 코인(사기 코인)'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주가조작 공범 될라"…피해자의 두려움, 법조계 답변은?
A씨를 더욱 불안하게 만든 것은 '주가조작'이라는 단어였다. 그는 "상대방이 주가조작으로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 투자했는데, 나에게도 법적 문제가 생기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A씨가 처벌받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입을 모았다.
법률사무소 새율의 윤준기 변호사는 "수사기관에서도 이런 유형의 사기 수법에서는 피해자들이 높은 수익을 기대하며 불법성을 어느 정도 인지했을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피해자 지위가 인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A씨가 받은 코인은 실체가 없는 가짜였기에 '주가조작'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 사기범이 A씨를 속이기 위해 꾸며낸 거짓말의 일부일 뿐, A씨가 범죄에 공모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카톡·영상 '빼박 증거'… "전형적 사기, 신속한 고소가 생명"
변호사들은 A씨의 사례가 '전형적인 투자 사기'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진단했다. 법무법인 베테랑의 김재헌 변호사는 "원금 보장과 높은 수익률을 약속한 후 추가 금원을 요구하며 지급을 미루는 방식"이라며 "상대방이 원금과 수익을 보장한다고 기망한 후 돈을 가로챘다면 사기죄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다행히 A씨는 사기 과정을 입증할 결정적인 증거들을 확보하고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카카오톡 대화내용, 송금 내역, 동영상 등은 사기 혐의를 입증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명백한 증거를 바탕으로 즉시 형사 고소에 나서는 것이 피해 회복의 첫걸음이라고 조언한다.
내 돈 되찾으려면? '형사 고소'와 '재산 가압류' 투트랙 전략
사기죄가 인정돼 가해자가 처벌받더라도 피해 금액이 자동으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피해 회복을 위해서는 '투트랙'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경찰에 사기죄로 고소해 수사를 개시하게 하는 동시에,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
특히 소송 전 상대방의 재산을 묶어두는 '가압류' 신청은 필수적이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수사단계에서 합의를 통해 적절한 합의금(피해 금액, 변호사 선임비용 등)을 지급 받고 원만히 합의에 이르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