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아침에 쫓겨난 임원, 닫힌 문을 여는 가장 빠른 열쇠는?
하루아침에 쫓겨난 임원, 닫힌 문을 여는 가장 빠른 열쇠는?
경찰도 외면한 '출입 통제', 법원의 '가처분'이 가장 실효적 수단

정당한 해고 절차 없이 임원의 출입을 막는 회사에는 경찰 개입이 어려워, 법원에 '출입방해금지 가처분'과 '간접강제'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압박 수단이다. / AI 생성 이미지
정식 해고 절차도 없이 물리력으로 임원의 출입을 막아선 회사. 경찰에 신고해도 '민사 분쟁'이라며 적극 개입을 꺼리는 상황이다.
법률 전문가들은 법원에 '출입방해금지 가처분'과 '간접강제'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압박 수단이라고 입을 모은다.
문 걸어 잠근 회사... 경찰 불러도 소용없는 이유
어느 날 갑자기 회사로부터 집무실 출입을 통제당한 임원 A씨. 사측은 해고나 정직 등 적법한 인사 절차나 서면 통보 하나 없이, 물리력을 동원해 A씨의 출입을 막고 업무 시스템 접속까지 원천 차단했다. 답답한 마음에 112에 신고했지만,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도움을 받기는 어려웠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경찰의 현장 개입에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한다. 홍윤석 변호사는 "출동한 경찰은 폭행 등 물리적 충돌 제지나 현장 분리는 가능합니다. 그러나 경영권 분쟁 등 민사적 성격이 있어 경찰이 직접 문을 개방하거나 출입을 강제하는 적극적인 조치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생각합니다"라고 내다봤다.
남천우 변호사 역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형사 처벌을 전제로 한 초기 제지를 시도할 수는 있으나, 민사적 권리 분쟁의 성격이 혼재된 출입권 확보를 위해 사측에 물리력을 행사하여 강제로 문을 개방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은 권한상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업무방해죄' 형사 고소, 112 신고 기록이 '핵심 증거'
전문가들은 사측의 행위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오지영 변호사는 "위력이란 물리적 폭력뿐 아니라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이용한 압박도 포함하는 개념이므로, 보안 인력을 동원하여 출입을 저지한 행위는 이에 충분히 해당합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시완 변호사는 "적법한 절차 없이 물리력으로 출입을 막고 업무 시스템 접속을 차단한 행위는 위력에 의한 업무방해죄 성립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112 신고 기록은 사측의 위법 행위를 입증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있다.
김상훈 변호사는 "특히 현장에서 112 신고를 통해 경찰이 출동한 기록, 현장 사진·영상 등은 추후 형사 고소 및 민사 소송에서 유력한 증거자료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즉, 경찰이 현장에서 즉각적인 해결을 해 주지 못하더라도, 신고 행위 자체가 법적 분쟁에서 중요한 증거를 확보하는 과정이 되는 셈이다.
가장 빠르고 강력한 무기, '가처분'과 '간접강제'
그렇다면 A씨가 업무에 복귀할 가장 빠른 방법은 무엇일까?
변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법원에 '출입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라고 조언한다. 가처분은 본안 소송 판결까지 기다릴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서 임시로 권리 상태를 정해 주는 법적 절차다.
특히 가처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간접강제'를 함께 신청하는 것이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최이선 변호사는 "위반 행위 1회당 일정 금액을 의뢰인님께 지급하도록 하는 명령이 내려지면, 사측은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스스로 봉쇄를 해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법원의 '출입을 막지 말라'는 결정에도 회사가 불응할 경우, 금전적 배상을 통해 자발적인 이행을 압박하는 것이다.
허은석 변호사 역시 "긴급성과 필요성이 인정되면 비교적 신속한 결정이 가능하고, 간접강제를 병행하면 위반 억제 효과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라며 가처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