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가 써 본 콘돔으로 줘요" 약국 손님의 선 넘은 농담…성희롱만? 모욕죄까지 간다
"아가씨가 써 본 콘돔으로 줘요" 약국 손님의 선 넘은 농담…성희롱만? 모욕죄까지 간다
명백한 성희롱
모욕죄 처벌 및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까지 가능

약국에서 콘돔을 사던 남성이 여성 약사에게 “아가씨가 써보고 좋았던 걸로 달라”고 말해 논란이다. /셔터스톡
"아가씨가 써보고 좋았던 걸로 달라." 약국에서 콘돔을 사려던 한 50대 남성 손님이 여성 약사에게 던진 한마디가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약사는 "그냥 웃고 넘길 일인지, 성희롱으로 신고가 가능한지" 물으며 분통을 터뜨렸다. 농담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이와 같은 발언, 법의 잣대로 보면 어떨까.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에 올라온 사연이다. 약국에서 근무 중인 작성자 A씨는 콘돔을 찾는 남성 손님에게 이같은 말을 들었다. 사연이 알려지자 대다수 누리꾼은 "명백한 성희롱"이라며 함께 분노했지만, 일부는 "그 정도는 받아칠 수 있어야 한다"거나 "무시하고 넘어가라"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간에서 벌어진 이 불쾌한 상황, 법적으로 어떻게 다뤄질 수 있을까.
그 발언, 명백한 '성희롱'입니다
논란의 여지 없이 성희롱에 해당한다. 우리 법원은 성희롱을 '성적 언동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로 정의하고 있다.
남성 손님의 발언은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한다.
- 성적 언동에 해당한다. 약사에게 개인적인 성적 경험을 전제로 한 제품 추천을 요구하는 것은 명백히 성적인 발언이다.
-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을 느꼈다. 약사 A씨가 불쾌감을 느끼고 신고 가능 여부를 공개적으로 질문한 것 자체가 이를 증명한다.
- 사회 통념상으로도 부적절하다. 약국이라는 공적인 공간에서 전문직인 약사에게 사적인 성 경험을 들먹이는 것은 누가 봐도 상식 밖의 행동이다.
대법원은 성희롱을 불법행위의 한 유형으로 보고 있으며, 따라서 손님의 발언은 단순한'선 넘은 농담이 아닌 법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
모욕죄 형사처벌, 민사소송 위자료까지 가능
성희롱에 해당한다면 손님은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 성희롱 자체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이번 사례는 모욕죄를 적용해볼 수 있다.
다른 손님이나 직원이 있는 약국은 공연성이 인정되는 장소이므로, 이곳에서 약사의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리는 모욕적인 발언을 한 것은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모욕죄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다만, 초범이고 1회성 발언이라면 벌금형(50~100만 원 선)이나 기소유예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민사적으로는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성희롱이라는 불법행위로 인해 약사가 입은 정신적 고통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소송으로 이어진다면, 법원은 행위 정도와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해 통상 100만 원에서 300만 원 사이의 위자료를 인정할 가능성이 있다.
성희롱 대처, 단호한 거부와 증거 확보가 핵심
이러한 성희롱에 마주했을 때 "웃어넘기거나 무시하는" 소극적인 대응은 또 다른 피해를 낳을 수 있다. 단호하고 적극적인 대처해야 한다.
우선,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거부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그런 말씀은 매우 불쾌합니다"와 같이 단호하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후 법적 대응을 염두에 둔다면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약국 내 CCTV 영상이나 대화 녹음, 주변에 있던 다른 손님이나 직원의 증언(목격자)이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확보된 증거를 바탕으로 경찰에 모욕죄로 신고하거나, 민사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해 시정권고를 받아내는 방법도 있다.
'그냥 웃고 넘길 일'이라는 일부 반응은 성희롱을 용인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뿐이다. 불쾌한 언행은 단순한 농담이 아닌 명백한 불법행위이며, 이에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 피해자의 권리이자 모두를 위한 예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