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 가벼운 상해라도 ‘묻지마 범죄' 될 수 있어
[판결] 가벼운 상해라도 ‘묻지마 범죄' 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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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속에 숨은 법까지 알기 쉽게 전달합니다. 로톡뉴스가 취재하고 전하는 실생활의 법, 꼭 필요한 법조 이슈.
세상이 흉흉해 지면서 ‘묻지마 범죄’도 많아 지고 있습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묻지마 범죄에 대해 ‘일반적으로 범죄의 동기가 뚜렷하지 않고, 불특정인을 상대로 폭력이 이루어진다’고 그 특징을 설명합니다. 누가 그 대상이 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사실 때문에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트리는게 ‘묻지마 범죄’라는 것이죠. 그런만큼 법원은 묻지마 범죄를 ‘죄질이 좋지 않다’고 해서 무거운 형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묻지마 범죄가 최근 울산에서 또 일어 났죠. 다행히 피해자가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데요. 하지만 법원은 범인의 죄질이 나쁘다고 보고 더 중하게 처벌했습니다. 이 사건은 단순 상해 혐의인데도,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까지 선고되어 화제가 되었습니다.
A (29·남)씨는 지난 2017년 페이스북 등 SNS에서 한 차례 치욕스러운 일을 당한 뒤부터 여자들이 싫어졌습니다. SNS에서 알게 된 여성들이 자신의 외모를 비하하는 말을 했기 때문입니다. A씨는 자신의 외모를 평가하고 놀리던 사람들을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여자들이 싫다”고는 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A씨가 일상생활을 해 나갔고, 여자친구도 사귀었습니다.
그러던 지난 2월 19일, A 씨는 여자친구와 함께 네이버 밴드모임에 나갔습니다. 이때 사람들과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A 씨의 귀에 유독 크게 들린 말이 있었습니다.
“여자친구가 뚱뚱한데, 어떻게 만나요?”
A 씨는 화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모임이 끝나고 다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A 씨는 솟아오르는 화를 다른 여성에게 풀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A 씨는 자신의 차를 몰고 가다 길을 걷고 있는 한 여성을 발견했습니다. 피해자 (17·여)는 오후 11시가 넘은 밤 길을 혼자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A 씨는 피해자 앞에 차를 세우고 내렸습니다. 그리고 피해자가 A 씨 앞을 지나가는 순간, 피해자의 뒤에서 한 손으로 피해자의 눈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로는 피해자의 입을 막고 끌어당겼습니다. 피해자는 A 씨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쳤는데요. A 씨는 이런 피해자를 계속 끌어당겨 바닥에 넘어지게 해,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처를 입혔습니다. A 씨는 상해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의 판결은?
울산지방법원은 지난4월 이런 A 씨에 대해 이례적으로 징역 8월을 선고했습니다.
A 씨가 전과도 없고, 피해자가 입은 상처도 그렇게 크지 않은 점만을 고려하면 징역 8월은 지나치게 무거운 형입니다. 그렇지만 재판부는 A 씨가 일면식이 없는 여성을 상대로 특별한 이유 없이 폭력을 행사한 ‘묻지마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다는 데에 주목했는데요.
재판부는 A 씨가 2017년 이후 정신병적으로 자신이 여성들로부터 무시당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러한 생각으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묻지마 범죄에 이르게 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10대의 어린 여학생이었다는 점도 주목하였는데요. 재판부는 어린 피해자가 받았을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A씨는 벌금형이 아닌 징역형까지 선고 받게 된 것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