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여자는 맞아야 한다"며 폭력 휘두른 남편…임신 중에도, 암 투병 중에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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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여자는 맞아야 한다"며 폭력 휘두른 남편…임신 중에도, 암 투병 중에도 맞았다

2021. 07. 20 12:27 작성
박선우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sw.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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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잦았던 남편의 가정폭력⋯임신해도 변하지 않았다

결국 이혼 소송과 함께 고소했지만⋯항암 치료 중이던 아내 결국 사망

1심에서 징역 7년 선고됐지만, 그마저도 2심에서 징역 3년으로 감형됐다

남편의 폭력과 시댁의 무시로 얼룩진 A씨의 결혼 생활은 A씨가 암 투병 끝에 사망해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해당 이미지는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용 이미지.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A씨는 임신 6주쯤 유산을 했다. 하혈을 하여 급히 병원에 갔지만 아이를 살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그렇게 된 건 남편 B씨 때문이었다. 그날, A씨는 B씨의 차량 구입을 반대했다가 폭행을 당했다. B씨의 발은 A씨의 임신한 배를 향했다.


"여자는 맞아야 한다"며 폭력 휘두른 남편, 외모 지적하며 무시한 시댁

사실 남편 B씨는 A씨를 향해 지속적으로 폭력을 휘둘렀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다. 아내 A씨와 다투다 화가 나거나, 전날의 사소한 말다툼이 생각나 주먹을 휘둘렀다. 아내가 자신을 경찰에 신고하면, 신고했다고 때리기도 했다.


남편은 아내를 향해 주먹을 휘두르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여자는 맞아야 한다."


한번은 아내 A씨를 위험한 상황에 빠뜨리기도 했다. 남편 B씨에게 폭언을 들은 후 A씨가 "이렇게 살 거면 너랑 못 살겠다"고 말한 직후였다. 이 말에 격분한 B씨는 아내의 목을 졸랐다. A씨가 실신한 듯 몸에 힘이 빠지자 그제야 남편은 힘을 풀었다.


A씨는 시댁에서도 구박을 받았다. 시아버지는 걸핏하면 A씨의 외모를 지적했다. 심지어 A씨가 유방암에 걸려 항암 치료를 받을 때는 "(친정에서) 아픈 애 왜 안 데려가냐" "내 딸 같았으면 이혼시켰다"는 막말도 일삼았다. 하지만 남편은 이를 막아주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아버지의 편을 들었다.


남편의 폭력과 시댁의 무시로 얼룩진 A씨의 결혼생활. 지난 2019년 5월, A씨가 투병 끝에 사망해서야 벗어날 수 있었다.


"가정폭력은 사회 전체에 중대한 해약 미치는 범죄" 1심, '살인미수' 인정해 징역 7년 선고

A씨는 사망했지만, 남편 B씨의 죄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B씨는 △살인미수 △상해 △폭행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살인미수는 B씨가 A씨의 목을 조른 사건 때문이었다.


이 사건을 심리한 창원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이헌 부장판사)는 아내 A씨가 사망 전 경찰조사 등에서 진술했던 내용을 토대로 사안을 판단했다. 그리고 해당 혐의를 모두 인정하여 B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어 이헌 부장판사는 가정폭력의 해악에 대해 강조했다. "가정폭력은 삶의 안식처인 가정을 파괴하고 해체시키는 것은 물론 또 다른 폭력을 낳는 시발점"이라며 "사회 전체에 중대한 해악을 미치는 중대한 범죄"라고 B씨를 꾸짖기도 했다.


이어 "B씨는 A씨의 목을 조르거나 임신한 배를 발로 차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위험하고 죄질이 불량하다"며 선고 배경을 밝혔다.


아내를 향해 폭력을 휘두른 남편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 /그래픽=조소혜 디자이너


"살인의 고의 합리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 2심, '살인미수' 인정 안 해 징역 3년

하지만 항소심에서는 형량이 반절 넘게 깎였다. 1심에서 인정됐던 살인미수 혐의가 인정되지 않으면서다.


B씨는 지난 1월 열린 항소심에서 아내 A씨의 목을 조른 건 맞지만, 살해의 고의가 없었다며 '살인미수' 혐의를 부인했다. 그 근거로 사건 당시 A씨가 병원에 가지 않았다는 점을 내세웠다. B씨가 정말 아내를 살해하려고 했다면, A씨는 치료를 받을 정도로 크게 다쳤을 거란 취지였다. 이어 A씨가 가정폭력상담을 받을 때 이 사건만 언급하지 않은 점도 걸고넘어졌다. 살인미수라는 심각한 피해 사실을 빼놓은 건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도였다.


항소심(2심) 재판을 맡은 부산고법 창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진석 부장판사)도 남편 B씨에게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망 전 A씨가 했던 진술들을 보더라도 "남편이 죽이려고 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했다.


이에 따라 살인미수 혐의 대신 '상해죄'가 적용됐고, 1심에서 선고받은 징역 7년은 징역 3년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판결문에는 "남편 B씨의 행동으로 아내가 심각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아내 A씨가 사망하여 아내로부터 직접 용서를 받을 수 없는 점은 불리한 정상이다"라고 쓰여있었지만, 선고 결과는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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