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똑같은 잘못⋯서울시가 신천지 이만희 '살인죄'로 고발한 이유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세월호' 이준석 선장과 똑같은 잘못⋯서울시가 신천지 이만희 '살인죄'로 고발한 이유

2020. 03. 02 18:15 작성
조하나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one@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서울시, '세월호 판례'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이만희 총회장 살인죄로 '고발'

서울시가 지난 1일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과 12개 지파 지파장을 살인죄, 상해죄 및 감염병 예방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좌) 2일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사죄하고 있다. (우) /연합뉴스

서울시가 지난밤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을 살인죄로 고발했다. 신천지가 '코로나19' 전국 확산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데도, 방역당국에 제대로 협조하지 않았다는 것이 고발 사유였다.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된 지 12시간이 채 지나지 않은 2일 오전 '초고속'으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에 배당했다.


신천지가 정부 방역 활동을 방해한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감염병예방법 위반, 애꿎은 사람에게 병을 전염시켰다는 점에서 상해죄가 적용될 거라는 점은 예측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를 넘어선 살인죄까지 고발장에 들어가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서울시를 대리하여 고발장을 접수한 법무법인 이후의 최환석 변호사는 전화 인터뷰에서 "이만희 총회장은 신도들에게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며 "사실상 현 상황을 지배하고 있었음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같은 논리는 대법원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 유죄를 선고하며 판시한 내용을 빼닮았다. 지난 2015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 선장은 말 한마디로 여러 승객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를 인정했다.


이만희 총회장이 세월호 이준석 선장이 한 행위와 똑같은 잘못을 저질렀다는 주장이다.


박원순 "신천지 명단 숨긴 것,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오전 11시 시청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만희 총회장은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으로 처벌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신천지가 전국 코로나19 확진자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서 이만희 총회장을 포함해 지도부는 국민 앞에 나와 모든 것을 협조해야 한다"며 "그런데 그것을 제대로 하지 않고 때로는 방해하고, 때로는 허위로 말한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신천지가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명단과 경기도에 제출한 명단이 다르다는 점을 제시했다. 박 시장은 "(두 명단을 비교해보면) 2700여명이 과천예배 참석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최환석 변호사 "살인죄 고발, 신천지 신도 변화 위한 상징적인 소송"

이만희 총회장에게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죄가 성립하는 근거는 "그가 신천지 내부에서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진 종교 지도자이기 때문"이라고 최 변호사는 말했다.


이 점은 세월호 참사 때 이준석 선장에게 살인죄가 인정된 법리와 유사하다. 당시 대법원은 "이 선장이 선박의 총책임자로서 포괄적이고 절대적인 권한을 갖고 당시 상황을 지배하고 있었다"며 "이 선장이 대피·퇴선 명령만 내렸더라도 상당수 피해자가 탈출·생존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승객 등을 적극적으로 물에 빠뜨려 익사시키는 행위와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이씨가 퇴선조치 등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부작위(不作爲)가 적극적인 살인행위를 한 것과 같다"는 취지로 판결했다.


서울시는 세월호 판례가 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천지 내에서 이만희 총회장이 가진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해볼 때 "협조하라"고 한마디만 했더라면, 일사천리로 협조가 이뤄졌을 것이라는 취지다. 아 점은 '그랬으면 더 많은 사람이 목숨을 구했을 것'이란 논리로 이어진다.


최환석 변호사는 "살인죄의 법리적인 부분도 부분이지만, 이번 소송은 신천지 신도들의 행동을 변화시킨다는 데 더 큰 의미가 있는 고발"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의 고발에⋯방역당국은 부작용 우려

'살인죄 고발'은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조치다. 하지만 이런 수단을 동원하는 데 대해 방역당국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브리핑에서 "정부의 강압적인 조치로 인해 신천지 신자가 음성적으로 숨는 움직임이 확산할 경우 방역에 긍정적이지 않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신천지 교단의 방역당국 협조에 차질이 있었다는 근거가 확인되는 시점까지는 신천지 측의 자발적인 협조를 유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만희, 오늘 기자회견서 "협조하라고 편지까지 보냈다" 항변

서울시의 살인죄 고발에 대해 신천지는 이날 이만희 총회장이 나서서 항변을 했다. 이만희 총회장은 이날 오후 3시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직접 마이크를 잡고 "25일 홈페이지에 특별편지를 공개했다"며 "이 편지에서 협조를 당부했다"고 말했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 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교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2일 경기 가평군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가진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에서 교인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공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말하는 '적극적으로 협조에 나서지 않아 방역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반박한 것이다.


또한, 이 총회장은 "고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많은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왔다. 우리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국민 여러분들에게 드릴 말씀이 없다. 여러분들께 엎드려 사죄를 드리겠다"면서 단상 앞으로 나와 큰절을 했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