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보러 다니다, 더 좋은 매물 나타나서 계약했는데…내용증명 받았어요
집 보러 다니다, 더 좋은 매물 나타나서 계약했는데…내용증명 받았어요
세입자 문제로 망설이자⋯집주인 "물어보고 알려주겠다"
답변받기 전 다른 매물 계약하자⋯"세입자까지 내보냈는데 왜 다른 집 계약하느냐"

이사할 집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매물을 보러 다니던 A씨. 그러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는데, 그 집에 현재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것이 마음에 걸렸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이사할 집을 알아보기 위해 여러 매물을 보러 다니던 A씨. 그러다 마음에 드는 물건을 발견했는데, 그 집에 현재 세입자가 거주 중인 것이 마음에 걸렸다. 자신의 이사일 등을 맞출 수 있을지 우려돼서다. 그러자 집주인 B씨는 "세입자에게 언제 집을 비워줄 수 있는지 물어보고 알려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B씨의 대답이 돌아오기 전, A씨는 다른 매물을 보고 그곳으로 마음을 정했다. 뒤늦게 이 이야기를 들은 B씨는 펄쩍 뛰었다. A씨에게 집을 팔기 위해 세입자를 내보내기로 했고, 이에 이사 비용까지 들었다는 것. B씨는 자신의 집을 사지 않으면 손해배상 소송을 하겠다며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집을 사기로 결정한 것도 아니었는데 당황스럽기만 한 A씨.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변호사의 도움을 구했다.
이에 대해 변호사들은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A씨는 B씨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법무법인 건우의 임영근 변호사는 "계약 교섭(협상) 단계였으나 최종적인 조건이 확정되지 않았던 상황으로 보인다"고 했다. 즉, 집주인이 성급하게 움직인 것이라는 취지다.
법무법인 태유의 김한송 변호사도 비슷한 의견을 보였다. 김한송 변호사는 "A씨와 부동산매매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B씨의 자발적 행동으로 볼 수 있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A씨가 B씨에게 계약 체결에 대한 신뢰를 부여한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예를 들어 "이번 주까지 임차인을 내보내는 것을 확정한다면, 계약을 체결하겠다"와 같은 구체적인 약속한 경우다.
계약이 아직 완전히 성립하기 이전이라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믿도록 함으로써 발생한 손해가 있다면, 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2004년 대법원은 "어느 한쪽이 교섭단계에서 계약이 확실하게 체결되리라는 기대 또는 신뢰를 부여해 상대방이 그 신뢰에 따라 행동했는데도 이유 없이 계약체결을 거부해 손해를 입혔다면,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볼 때 계약자유 원칙의 한계를 넘는 위법한 행위로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2002다32301, 판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