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만에 빛 본 '강제동원 피해', 법원 "일본기업, 위자료 1억 지급하라"
80년 만에 빛 본 '강제동원 피해', 법원 "일본기업, 위자료 1억 지급하라"
'소멸시효' 인정하지 않은 판결
법원 "신의성실에 반하는 권리남용" 일축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이 다시 한번 법정에서 인정받았다.
피해자 故 G 씨의 유족이 일본 기업 H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피고 H이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로 1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특히 피고 측이 내세운 '소멸시효' 항변을 법원이 단호하게 기각하며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판단해 이목이 쏠린다.
징용의 땅, 아키타현의 비극
G 씨는 1943년 당시 일본 경찰과 면사무소 직원에 의해 강제로 연행되었다.
그는 2년여간 일본 아키타현의 한 광산에서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위협받는 열악한 환경 속 고된 강제노동에 시달렸다.
심지어 임금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 G 씨가 강제 동원된 L 광산은 일본의 거대 기업 K의 핵심 계열사였던 H이 운영하던 곳이다. 법정에서 피고 측은 자신들이 H과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임을 인정했다.
법원, "소멸시효 항변은 권리남용"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피고 측의 소멸시효 항변이었다.
피고는 G 씨의 피해가 80년 전의 일이고, 한국과 일본 법률상 시효인 20년이 이미 지났으므로 원고의 청구권이 소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객관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없는 장애 사유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한 재판부는 강제동원 위자료 청구권이 일본의 불법적인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에 따른 반인도적 불법행위로 인해 발생한 점을 강조하며,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저지른 채무자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그 자체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이라고 명확히 밝혔다.
80년 외면, 이제는 배상으로
법원은 피고 측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G 씨가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위자료를 1억 원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의 위법행위 내용과 불법성, 강제동원 경위, 고통 기간, 그리고 피해 배상이 오랜 기간 동안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수십 년간 지속된 강제동원 피해 소송에서 일본 기업의 소멸시효 주장이 더 이상 통하지 않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