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서 '성추행 신고한 여학생' 불태워 살해한 교장 사형 선고 받아… 한국이었다면?
방글라서 '성추행 신고한 여학생' 불태워 살해한 교장 사형 선고 받아… 한국이었다면?
국내 발생 시 '특가법상 보복살인' 적용
법정형은 사형 가능하나 실제 판결은 '무기징역' 가능성 유력

2019년 당시 방글라데시에서 벌어진 성추행 피해 여학생 보복 살해 사건 항의 시위 /연합뉴스
7년 전 자신을 성추행한 교장을 경찰에 신고했다가 학교 옥상으로 유인당해 산 채로 불태워져 숨진 방글라데시 여학생 '누스라트 자한 라피' 보복 살해 사건의 항소심 판결이 내려졌다.
방글라데시 항소법원은 범행을 교사·주도한 전직 이슬람 학교 교장 SM 시라즈 우드 다울라 등 2명에게 1심과 같은 사형을 선고하고, 공범 4명에게는 무기징역, 나머지 10명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가 피고인 16명 전원에게 일괄 사형을 선고했던 판단을 깨고 가담 정도와 증거에 따라 형량을 재평가한 것이다.
만약 이와 동일한 사건이 대한민국에서 발생해 재판에 넘겨졌다면 법적으로 어떠한 처벌을 받았을까. 국내 법조계 판례와 형사사법 체계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특가법상 보복살인' 적용… 실질적 사형폐지국 현실상 '무기징역' 유력
국내에서 성범죄 고소 및 경찰 신고에 대한 보복을 목적으로 피해자를 살해한 경우, 핵심 적용 죄목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 제5조의9에 규정된 '보복살인죄'다.
법정형은 사형, 무기 또는 10년 이상의 징역으로, 일반 살인죄(5년 이상)보다 처벌 수위가 대폭 가중된다. 여기에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현주건조물방화치사 등의 죄목이 경합 적용될 수 있다.
그러나 법정형에 사형이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법원이 주범 교장에게 실제 사형을 선고하거나 집행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법조계의 중론이다.
대한민국은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은 '실질적 사형폐지국'이다.
최근 법원 양형 경향을 보더라도 신당역 스토킹 보복살인 사건 등 사회적 공분이 극에 달한 범죄에 대해 재판부는 사형 대신 무기징역이나 징역 40년 안팎의 중형을 선고하는 경향이 강하다.
법조계 전문가들의 분석을 종합하면, 한국 법원은 단일 피해자 보복살인 범죄에 대해 엄벌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사형보다는 영구적 격리 수단인 무기징역을 선고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 경우 주범 교장은 무기징역 및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직접 가해에 나선 핵심 공범들은 가담 정도에 따라 징역 20~30년형 안팎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증거재판주의'… 가담 정도 및 공모 관계 따라 형량 세분화
방글라데시 항소법원이 1심의 피고인 16명 전원 사형 선고를 파기하며 "1심이 무분별하게 일괄 사형을 선고했다"고 지적한 대목은 한국의 형사소송법 원칙과도 일치한다.
한국 형사사법 체계 역시 '증거재판주의'와 '죄형균형의 원칙'을 엄격하게 적용한다.
교장의 교사 행위를 입증할 구체적 증거, 직접 기름을 끼얹고 불을 지른 핵심 실행범, 현장 감시나 소극적 모의에 그친 단순 가담자의 죄책을 명확히 구분한다. 따라서 국내 재판부 역시 직접 가해자와 소극적 가담자, 증거가 미흡한 피고인 간의 형량을 구분하여 선고했을 것으로 분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