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문 스쳤다고 '폭행' 신고…'미친놈' 맞받았다 '모욕죄' 고소당한 남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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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문 스쳤다고 '폭행' 신고…'미친놈' 맞받았다 '모욕죄' 고소당한 남편

2025. 09. 30 10:00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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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작은 실수에 11층까지 따라와 경찰 신고한 남성, 순간의 분노가 '모욕죄' 족쇄로…법적 쟁점은?

A씨의 아내가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을 누르는 순간 한 남성이 급히 타려다 문에 어깨를 살짝 부딪혔다. 그리고 남자는 이를 폭행으로 신고했다. /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고소했다. 차

엘리베이터 문에 어깨가 스쳤을 뿐인데, 폭행 신고에 이어 모욕죄 고소까지 당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아내가 실수로 누른 엘리베이터 닫힘 버튼이 법적 분쟁의 도화선이 됐다. 사소한 해프닝으로 시작된 일이 한 남성의 위협적인 대응과 경찰 신고로 이어졌고, 이에 격분한 남편은 졸지에 '모욕죄' 피고소인 신세가 됐다.


사과했지만 11층까지…'폭행 당했다'는 황당 신고


사건은 지난 1월 말, 주말의 한 상가 건물에서 벌어졌다. 11층 학원으로 가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오른 부부. 8층에서 문이 열렸지만 아무도 타지 않자 아내는 닫힘 버튼을 눌렀다. 바로 그 순간, 한 남성이 급히 타려다 문에 어깨를 살짝 부딪혔다. 아내는 즉시 열림 버튼을 누르며 "죄송합니다"라고 고개 숙여 사과했다.


하지만 남성의 반응은 상식 밖이었다. 그는 "누가 닫힘 눌렀어요?"라며 날 선 목소리로 아내를 몰아세웠다. 아내가 거듭 사과했지만, 남성은 "지금 웃으세요?"라며 언성을 높였다. 부부가 목적지인 11층에 내리자, 남성은 학원 앞까지 끈질기게 따라왔다.


상황이 극단으로 치달은 것은 남성이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신고하면서부터다. 남편의 귀에 수화기 너머로 흘러나온 "제가 엘리베이터에서 폭행을 당해서요"라는 말이 선명하게 박혔다.


순간의 분노 '미친놈', 모욕죄 족쇄가 되다


아내의 실수와 정중한 사과가 '폭행'으로 둔갑하는 순간, 남편은 이성을 잃었다. 그는 황당한 신고 내용에 격분해 "미친놈 아니냐, 정신병자 아니냐"고 소리쳤다. 그러자 남성은 "이거 다 녹취 중이에요"라며 싸늘하게 응수했다.


이 짧은 언쟁은 결국 '모욕죄'라는 부메랑이 되어 남편에게 돌아왔다. 얼마 후, 남편은 경찰로부터 모욕 혐의로 고소됐으니 조사를 받으러 나오라는 통보를 받았다. 아내의 작은 실수가 남편의 형사 입건 위기로 번진 것이다.


'폭행'은 무리수, 관건은 남편의 '모욕죄'


법률 전문가들은 우선 남성이 주장하는 '폭행' 혐의는 성립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이요한 변호사는 "아내가 닫힘 버튼을 누른 것은 고의가 없는 과실 행위"라며 "즉시 사과하고 열림 버튼을 누른 점 등을 고려할 때 폭행의 고의(상대방을 해하려는 의도)가 없어 폭행죄가 성립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남편의 '모욕' 혐의다.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미친놈", "정신병자" 같은 표현은 모욕죄에 해당할 수 있다. 다만 법조인들은 실제 처벌까지 이어질지는 따져봐야 한다고 말한다.


임현수 변호사는 "모욕죄의 핵심 요건은 '공연성'"이라며 "당시 부부와 남성 외에 다른 사람이 없는 복도였다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없어 공연성이 부정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김상훈 변호사는 "상대방의 비상식적인 시비에 대한 정당한 방어행위였음을 항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먼저 허위 사실로 경찰에 신고하며 갈등을 유발한 것은 상대방이므로, 이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 처벌로 이어지는 것은 부당하다는 논리다.


CCTV 확보가 최우선…'무고죄' 맞고소도 방법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객관적 증거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경찰 조사 전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고소장을 확인하고, 엘리베이터와 복도의 CCTV 영상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상은 아내의 행위에 고의가 없었고, 오히려 상대방이 위협적으로 따라왔다는 사실을 입증할 핵심 증거가 될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맞고소'도 유효한 전략으로 거론된다. 김경태 변호사는 "상대방이 명백한 허위 사실로 신고했다면 무고죄(허위 사실로 타인을 형사처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하는 죄)로, 위협적인 언행으로 공포심을 유발했다면 협박죄로 맞고소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사소한 엘리베이터 해프닝은 한순간의 감정 대립이 더해져 복잡한 법적 공방으로 비화했다. 전문가들은 억울함을 풀기 위해선 초기 경찰 조사 단계부터 사실관계를 차분히 진술하고,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체계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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