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이 심판을 가른다…'통매음' 18세, 소년법이냐 형사법이냐
생일이 심판을 가른다…'통매음' 18세, 소년법이냐 형사법이냐
8월생의 시간싸움, 동종전과에 형사처벌 가능성…변호사 16인 격론

만 18세 남학생이 같은 반 여학생에게 익명 앱으로 성적 메시지를 보내 통신매체 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됐다. / AI 생성 이미지
같은 반 여학생에게 익명 앱으로 성적 메시지를 보낸 만 18세 남학생이 통신매체 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됐다. 동종 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는 그는 이번에 형사처벌의 기로에 섰다.
8월생인 그가 소년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은 상황. 합의는 필수인지, 신원은 보호되는지를 두고 법률 전문가 16명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팬티 색이 뭐야?" 익명 뒤에 숨은 18세의 질문
만 18세 고등학생 A군은 익명 질문 앱 '에스크'를 통해 같은 반 여학생에게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질문들을 던졌다. "팬티 색을 알려달라", "자위행위를 해도 되냐" 등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일으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결국 A군은 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 이용음란) 혐의로 고소당했다. 그에게는 이미 동종 범죄로 1호(보호자 감호위탁)와 3호(사회봉사명령) 소년보호처분을 받은 전력이 있었다. 짧은 철없는 행동은 '재범'이라는 무거운 꼬리표와 함께 그를 다시 법의 심판대 위에 세웠다.
8월생의 시간싸움…'소년'이냐 '어른'이냐
A군의 운명을 가를 핵심 변수는 '나이'다. 소년법은 만 19세 미만에게 적용되는데, 이 기준은 재판 시점이 아닌 '선고일'에 맞춰진다. 8월생인 A군에게는 시간이 촉박하다.
권민정 변호사는 "만 18세라면 선고 당시에 '성년'이면 안 됩니다. 성년이 임박한 경우 가정재판이 아니라 형사재판으로 보내지게 됩니다"라고 경고했다.
최성현 변호사 역시 "소년법상 소년의 기준은 선고 시이므로, 최대한 수사를 서둘러서 8월 전까지 선고가 내려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라며 속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민경남 변호사는 "선고 당시에 성년이면 되므로 지금부터 수사가 들어가면 선고 당시에 형사처벌 가능성이 높다고 보입니다"라고 내다봤고, 이성준 변호사는 한발 더 나아가 "보호처분보다는 형사재판의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합의와 양형 자료 제출이 필요해 보입니다"라고 진단했다.
동종 전과가 있다는 점은 형사처벌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합의는 필수" vs "필수는 아니다" 엇갈린 조언
처벌 수위를 낮추기 위한 '합의'의 중요성을 두고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다수의 변호사들은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백창협 변호사는 "동종 전력이 있어 합의는 필수적이고, 재발 방지 대책에 중점을 둔 양형에 집중하여 처벌 수위를 낮추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합의가 법적 의무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김일권 변호사는 "피해자와 합의 하는 것은 필수는 아닙니다"라고 선을 그었고, 김경태 변호사도 "보호처분의 경우 의무적 합의가 전제되지는 않으나, 피해 회복을 위한 노력은 처분 결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섣불리 합의에 나서는 것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김준성 변호사는 "가해자가 직접 합의를 시도할 경우 피해자의 연락처를 받는 것조차 힘든 경우가 많고, 특히 성범죄 사건의 경우에는 가해자가 직접 합의를 시도하여 합의가 무산되는 경우가 많으니 이 부분에 있어 변호사의 실질적인 도움을 받으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같은 반인데…내 신상 알려질까?" 불안한 A군
A군의 또 다른 공포는 '신원 노출'이다. 같은 반 친구인 피해자가 자신을 알게 될까? 원칙적으로 피해자 보호를 위해 가해자 정보는 통제된다.
김경태 변호사는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피해자 인적 사항은 철저히 보호됩니다. 성범죄 사건의 특성상 피해자 보호가 매우 중요하므로, 피해자와 관련된 정보는 엄격히 통제됩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현실은 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최성현 변호사는 "통상적으로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는 가해자의 인적 사항을 알게 될 수 있습니다. 같은 반 학생이라는 점에서 이미 서로를 알고 있는 상황으로 보입니다"라고 현실을 짚었다.
특히 합의 과정이 신원 노출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정재영 변호사는 "피해자가 귀하의 신원을 알게 될 가능성은 수사와 법적 절차 과정에서 높아질 수 있으며, 특히 합의 과정이나 민사적 손해배상 청구가 진행되면 신원이 드러날 가능성이 큽니다"라고 분석했다. 박성현 변호사 역시 "합의 과정에서는 상담자분 신상도 알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