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1억 원을 지급한다’는 각서, 법적 효력 있나?
‘먼저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상대방에게 1억 원을 지급한다’는 각서, 법적 효력 있나?
공서양속에 반하는 약정이어서 무효로 판단될 가능성 커

"헤어지자고 먼저 얘기하는 사람이 상대방에게 1억원 주기로 하자." 이런 계약서 쓰는 것은 자유지만, 법적 효력은 없다./셔터스톡
A씨는 2022년 9월에 남자 친구를 만나 연애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영원히 헤어지지 않기를 바랐기에, 상호 동의 아래 각서를 작성했다.
‘연애 도중 먼저 헤어지자고 말 한 사람은 상대방에게 100,000,000원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각서였다. 이 돈을 매달 1,190.476원씩 나눠서 지급하기로 하고, 두 사람이 서명했다.
그러다 최근 남자 친구가 헤어지자고 했지만, 돈을 줄 마음은 없어 보인다. A씨는 그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걸까 생각한다.
A씨가 이 각서의 이행을 요구하는 소송을 하면, 승산이 있을까?
변호사들은 이 각서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할 것으로 본다. 사회상규에 반하는 계약이라는 게 그 이유다.
제이엘 파트너스 법률사무소 임영호 변호사는 “만약에 재판에 간다면, 해당 각서는 효력이 없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임 변호사는 “이 각서는 개인의 자유와 자기 결정권을 침해하는 내용이어서, 공서양속에 반하는 불법조건의 약정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법률사무소 장우 이재성 변호사는 “이런 각서를 작성하는 것은 자유지만, 재판으로 가게 되면 민법 제103조 등에 따라 무효로 판단될 것”으로 내다봤다.
민법 제103조(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는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무법인 에이케이 김수빈 변호사는 “이별 행위 자체를 과도한 액수로 제한하는 것은 사회상규에 위반하는 계약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법무법인 이로 김수한 변호사는 “이 사안은 ‘비진의 의사 표시’ 등으로 인정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우리 민법은 상대방이 의사 표시자의 진의가 아님을 알았거나, 이를 알 수 있었을 때는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제107조 제1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