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손이 무서워"...1.6kg 아기 쇼핑백에 밀어 넣어 모텔 2층서 던진 엄마
"움직이는 손이 무서워"...1.6kg 아기 쇼핑백에 밀어 넣어 모텔 2층서 던진 엄마
만 39세 노숙 생활자 A씨의 비극적인 출산과 살해
재판부 "세상의 빛 본 바로 그 날, 유일한 보호자에 의해 생 마감"
징역 7년 선고

엄마는 만취 상태에서 태어난 지 몇 시간 된 아기를 창밖으로 던졌고, 아기는 간 파열로 숨졌다. /셔터스톡
보통의 경우라면, 생활용품이나 간식거리가 담겼을 것이다. 하지만 2023년 10월, 얇은 종이 쇼핑백에 담긴 것은 고작 1.6kg의 갓 태어난 여자아기였다.
아기는 태어나자마자 차가운 모텔방 바닥에 방치됐고, 이내 쇼핑백에 구겨 넣어져 창밖으로 던져졌다. 2층 높이에서 떨어진 아기는 간이 파열된 채 숨을 거뒀다. 범인은 엄마 A씨(당시 만 39세)였다.
법원은 "타인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며 A씨를 꾸짖었다. 사건 당일, 그 모텔방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김정아)의 판결문을 통해 그날의 비극을 재구성했다.
"자연유산 되길 바랐다"며 만취 상태로 출산
일정한 주거 없이 노숙과 모텔 투숙을 전전하던 A씨. 그는 지난해 4월, 생리가 멈추고 배가 불러오자 임신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아이 아빠가 누구인지도 몰랐고, 키울 능력도 의지도 없었다.
A씨가 택한 방법은 외면이었다. 병원을 찾는 대신, 자연유산이 되길 기대하며 매일 술을 마셨다.
사건이 발생한 2023년 10월 5일 오후, 부천의 한 모텔방. 이날도 A씨는 혼자 술을 마시고 있었다. 취기가 오를 무렵 갑작스러운 진통이 시작됐다. 그는 침대 양쪽 끝을 부여잡고 바닥에 주저앉아 홀로 아기를 낳았다.
1.6kg의 왜소한 아기였다. 세상에 갓 나온 아기는 울다가 숨을 쉬기 위해 "켁켁"거렸다. 하지만 엄마는 아기를 안아주지 않았다. 탯줄도 자르지 않은 채, 차가운 바닥에 아기를 그대로 10분간 방치했다.
"손 움직이는 게 보여"... 창문 방충망 찢고 '투기'
A씨는 법정에서 "아기를 보고 있는 게 무서웠다"고 진술했다. A씨는 침대 시트를 꺼내 아기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어버렸다. 시트 밑으로 아기의 작은 손이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A씨는 그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도록 다시 한번 시트를 덮어 눌렀다.
범행은 치밀하고 잔혹하게 이어졌다. A씨는 출산 사실이 밖으로 새어 나갈까 두려웠다. 그는 방에 있던 과일 칼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모텔방 창문에 붙어있던 방충망 윗부분과 양옆을 잘라내 열어젖혔다.
그의 눈에 들어온 건 방바닥에 굴러다니던 종이 쇼핑백이었다. A씨는 쇼핑백의 입구를 벌리고 침대 시트에 덮여있던 아기를 들어 올려, 물건을 담듯 쇼핑백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쇼핑백을 창밖으로 던졌다.
건물 2층, 약 5.1m 높이에서 떨어진 쇼핑백. 부검 결과 아기는 배 부위 손상(간 파열 및 복강 내 출혈)으로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태어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이었다.
재판부 "죄책 무겁지만, 비정상적 심리 상태 고려"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2024년 4월 12일,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더불어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의 죄질을 엄중히 꾸짖었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세상의 빛을 본 바로 그날, 자신의 유일한 보호자였던 피고인에 의해 고통 속에 생을 마감했다"며 "피고인은 임신 확인 후 출산까지 6개월간 입양 등 대책을 세울 시간이 있었음에도, 만연히 술을 마시며 자연유산 되기만 기대하다가 범행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부는 법률상 처단형의 하한인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양형 이유에서 ▲출산의 공포 속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점 ▲장기간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비정상적인 심리 상태였던 점 등을 참작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갑작스러운 출산에 충격과 공포를 느껴 현실을 외면하려다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법정에서 범행을 인정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참고]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 제1형사부 2023고합311 판결문 (2024. 4. 12.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