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전락한 50대 남성, 징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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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현금수거책으로 전락한 50대 남성, 징역

2025. 09. 09 16:34 작성
박국근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gg.park@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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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상환금 전달 업무인 줄 알았는데"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식료품 공장에서 일하던 50대 남성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의 현금수거책으로 활동하다가 법정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단순한 '대출 상환금 전달' 부업인 줄 알았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법원은 그가 보이스피싱 범죄임을 충분히 의심할 수 있었다고 판단했다.


보이스피싱 조직의 달콤한 유혹

2024년 8월, A씨는 구직사이트에 이력서를 올렸다.


'AL'이라는 회사의 팀장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은 그때였다. 처음 제안받은 일은 경매 부동산 촬영과 서류 전달 업무로, 며칠간 정상적인 일을 하며 신뢰를 쌓았다.


이후 A씨는 더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제2금융권 대출 상환금을 현금으로 수거해 전달하는 업무였다. 건당 7만~8만원, 하루 18만원까지 벌 수 있는 '꿀알바'였다. 식품 공장 일보다 육체적으로 덜 힘들고 수월하다는 생각에 A씨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정상적이지 않았던 '수상한 거래'들

그러나 A씨가 맡은 일은 일반적인 상식과 거리가 멀었다. 채용 과정에서 회사 방문이나 면접 없이 전화와 텔레그램으로만 소통했다.


수천만원에 달하는 현금을 받았지만 신용 보증 절차는 없었다. 현금을 전달받는 사람들은 매번 바뀌었으며, 그들은 모두 '중국 교포'였다. 심지어 현금을 지하철 보관함에 넣으라는 지시까지 받았다.


불안감을 느낀 A씨는 "사고라도 나면 어쩌죠? 사용법도 모르겠고, 이러면 저 일 못할 것 같다"고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는 수상한 정황들을 애써 외면한 채 범죄에 가담했다. 그의 손을 거쳐간 피해금은 총 1억 2,187만 7,000원에 달했으며, 6명의 피해자가 발생했다.


'미필적 인식'이 낳은 결과

재판 과정에서 A씨와 변호인은 "보이스피싱 범죄인 줄 몰랐고, 단지 합법적인 대출 상환금 전달 업무라고 생각했다"며 고의를 부인했다.


하지만 수원지방법원 제14형사부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이례적인 업무 방식, 과도한 수당, 그리고 현금 전달 방식 등 보이스피싱 범행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황을 인지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의심스러운 사정들을 외면하거나 용인했다"며 미필적 고의를 인정했다.


법원은 A씨의 연령, 사회경험 등을 고려했을 때 그가 업무의 불법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재판에서 배심원단 또한 만장일치로 유죄 평결을 내렸다.


죄책은 무겁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사회적 해악이 크고, 현금수거책 또한 그 범행 실현에 핵심적인 역할을 분담하는 공범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A씨가 얻은 수익이 편취액에 비해 적고, 피해자 중 일부와 합의한 점 등 유리한 정상도 있었으나, 다액의 피해금을 발생시킨 점, 검거되지 않았더라면 범행이 계속되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 불리한 정상을 더욱 무겁게 보았다.


결국 법원은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그는 단순히 '부업'이라고 생각했던 일이 돌이킬 수 없는 범죄의 늪이었다는 사실을 차가운 법정에서야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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