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동안 협박 문자만 1000건⋯ ‘접근금지 명령’ 어긴 男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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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협박 문자만 1000건⋯ ‘접근금지 명령’ 어긴 男의 최후

2019. 10. 02 10:4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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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협박죄 적용

법원의 피해자보호명령으로 가정폭력 가해자의 접근을 금지할 수 있다. 한 여성이 접근 금지 제스처를 하고 있다. /셔터스톡

법원의 피해자보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별거 중인 아내를 찾아가고, 협박성 문자 메시지를 보낸 남성에게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이 내려졌다. 보호명령을 어겼다고 집행유예 없는 실형이 선고된 건 이례적인 결정이다.


피고인 A씨는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아내 B씨와 형식적으로 이혼한 후 사실혼 관계로 혼인 생활을 유지해 왔다. 그러다 A씨의 반복되는 폭력과 폭언 등으로 별거를 하게 됐는데, A씨가 술 취한 상태로 계속 B씨와 자녀들을 찾아가 괴롭히자 법의 도움을 받기 위해 피해자보호명령을 신청했다. B씨는 A씨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6명의 미성년 자녀를 양육하고 있다.
법원은 A씨에게 2018년 10월10일부터 6개월간 B씨의 주거지 100미터 이내 접근 금지, 전화나 문자를 통한 접근 금지 등의 피해자보호명령을 내렸다. 그런데도 A씨는 B씨의 주거지에 찾아가 문을 열라고 고함을 지르는 등 피해자에게 접근했다. 또 B씨에게 “설날에 제사상 엎어버리는 건 좋은 일 같은데”라는 등 좋지 않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한 달 동안 1000여건 보냈다.
A씨는 아울러 “내가 살인했던 가족이 죽은 그 방이다. 내 베갯속에는 항상 사시미가 있다. 거짓말 같지”와 같은 문자메시지를 B씨에게 보내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하기를 8번이나 계속했다.


창원지방법원(판사 권순건)은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1년 2개월 형을 선고했다.

“피해자보호명령 요청자 특별히 보호하고, 적정한 형벌권 행사해야”

재판부는 “계속되는 A씨의 폭력에 견디다 못한 B씨가 법의 도움을 요청해 피해자보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A씨가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피해자를 찾아가는가 하면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계속 보냈고, 그러면서도 적정한 피해 보상을 하지 않아 B씨의 용서를 받지 못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제정된 지 20년가량이 지났는데도 우리 사회에 ‘가정폭력은 가정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이러한 사회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견디다 못해 사법권의 도움을 요청하는 피해자를 특별히 보호하고, 가해자에 대해 적정한 형벌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정은 따뜻함을 주면서 사회생활 등에서 입은 상처를 보듬는 안식처 기능을 해야 하나, 구성원 중 누군가가 다른 식구에게 지속적인 협박 등을 일삼으면 안식처가 오히려 지옥으로 변하게 되고, 피해 가정 구성원들은 통상적인 협박과 차원이 다른 고통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신고 꺼리는 가정폭력 피해자를 위한 보호 수단 '피해자보호명령'

지난해 우리나라의 가정폭력 관련 112 신고 건수는 모두 24만 8660건이다. 하루 평균 683건이 신고된 셈이다.


하지만 가족의 일원인 가정폭력 행위자를 수사기관에 신고하기를 꺼리는 사람도 많다. 이들을 가정폭력 가해자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2011년 7월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신설된 게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다. 피해자보호명령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바로 법원을 통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다.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법원이 피해자보호명령을 결정하면, 피해자는 자신의 집 또는 점유장소에서 가정폭력 가해자를 퇴거토록 하는 등 격리조치가 가능하게 된다. 또 가정폭력 가해자가 피해자나 가족의 주거지나 근무지에 100미터 이내로 접근하는 것을 금지할 수 있다.

피해자보호명령 신청 방법은? 경찰 신고 없이 가정법원에 바로 신청

전기통신사업법 제2조 제1호에 따라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도 금지할 수 있다. 전화로 협박하거나 지속적인 문자 메시지 전송,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한 접촉 시도 등도 금지할 수 있다.


가정폭력 가해자는 자신의 자녀에 대한 친권을 제한받을 수 있다. 가정폭력범의 최대 피해자라 할 수 있는 자녀의 안전을 위한 조치다.


만일 가정폭력 가해자가 이를 위반한다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하는 벌을 받게 된다. 보호명령 기간은 기본이 6개월이다. 2개월씩 최대 2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신청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피해보호명령 청구서, 주민등록등본, 가족관계증명서, 기타 소명자료(상해진단서, 음성녹취, 신고내역 등)를 구비해 관할 가정법원에 하면 된다.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는 특별히 빠른 보호조치가 필요하거나, 가정폭력이 있지만 이혼을 원치 않는 경우, 가족 구성원 간 갈등을 키우고 싶지 않을 때 취하기에 적합한 수단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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