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피뎀 대리처방 징역 1~3년... '치료 목적' 항변 모두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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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피뎀 대리처방 징역 1~3년... '치료 목적' 항변 모두 기각

2025. 11. 24 12:13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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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만요"가 실형이 된다

법원 "의료행위 아닌 마약 유통"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어머니가 거동이 불편하셔서 그러니 대신 처방 좀 해주세요." 진료 현장에서 흔히 오가는 이 대화가 이제는 의사와 환자 모두를 마약 사범으로 만드는 결정적 증거가 되고 있다.


과거에는 환자의 딱한 사정을 봐주는 '온정'으로 여겨졌던 졸피뎀 대리처방이, 이제는 실형을 피할 수 없는 중범죄로 다스려지고 있다.


최근 법원은 의료진의 '치료 목적' 주장과 환자의 '선의' 호소를 모두 배척하며 처벌 수위를 유례없이 높이는 추세다.


오토바이 타는 환자에게 마약 패치 10배 처방… '치료' 아닌 '유통'

최근 법조계에 큰 파장을 일으킨 두 가지 사건은 더 이상 법원의 관용이 없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첫 번째는 펜타닐 패치 과다 처방 사건 (서울고등법원 2023노4030)이다.


이 사건의 사실관계는 충격적이다.


의사 A씨는 허리 디스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 패치를 처방했다.


문제는 해당 환자가 의학적 소견상 일반 진통제나 물리치료만으로도 충분한 경증 환자였다는 점이다.


심지어 의사는 환자가 격렬한 레저용 오토바이를 운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권장량의 10배가 넘는 고용량을 17개월간 지속해서 처방했다.


후반부에는 아예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도 않고 처방전을 내어주었다. 이는 치료가 아니라 마약 유통에 가까웠다.


두 번째는 졸피뎀 2,400정 상습 대리처방 사건 (서울중앙지방법원 2023고합332)이다.


의사 B씨는 병원 경영이 어려워지자 위험한 선택을 했다.


졸피뎀 중독 증상을 보이는 환자가 약을 더 달라고 요구하자, "가족이나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져오라"고 한 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처방전을 발급해 준 것이다.


B씨는 이런 방식으로 총 57회에 걸쳐 2,400정이 넘는 수면제를 대리 처방하고 병원 운영비를 챙겼다. 이 사건에서 재판부는 의사의 경제적 동기와 환자의 중독성을 엄중히 따져 물었다.


"치료 목적이었다?"… 법원, "통상적 범위 넘으면 마약사범"

재판의 핵심 쟁점은 '업무(의료) 외 목적'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였다. 피고인석에 선 의사들은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의학적 판단, 즉 치료 목적이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나 법원의 판단은 냉정했다.


재판부는 핵심 법리를 통해 '업무 외 목적'의 기준을 명확히 세웠다.


판결문에 따르면 의사가 주장하는 치료 목적이 인정받으려면 '통상적으로 필요한 범위' 내여야 한다.


법원은 ▲환자의 상태에 비해 처방량이 비상식적으로 많거나 ▲심평원의 과다처방 경고(DUR)를 무시하고 지속해서 처방하거나 ▲직접 진찰 없이 기계적으로 처방전을 발급한 경우, 이를 의료 행위가 아닌 범죄 행위로 규정했다.


특히 의사가 마약류의 중독성과 오남용 위험을 알고 있었음에도('미필적 고의'), 환자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고 처방했다면 이는 명백한 범죄 성립 요건이 된다. 의학적 판단이라는 방패 뒤에 숨을 수 없다는 뜻이다.


"시키는 대로 했을 뿐?"… '선의의 피해자' 주장도 기각

환자들 역시 "의사가 괜찮다고 해서 가족 명의를 빌려줬을 뿐, 위법인지 몰랐다"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곤 한다.


이른바 '선의의 피해자' 주장이다. 하지만 이 역시 법원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판례는 '타인 명의 사용' 그 자체에 주목한다. 법원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의 이름으로 약을 타내는 행위를 하는 순간, 환자 역시 이미 '정상적인 의료 절차'가 아님을 인지한 것으로 간주한다.


실제 판결들을 분석해 보면, 여러 병원을 돌며 약을 타내는 '메디컬 쇼핑'을 했거나, 반복적으로 타인 명의를 도용한 경우 '몰랐다'는 주장은 기각되었다.


특히 환자가 중독 상태에서 의사에게 적극적으로 대리처방을 요구한 정황이 드러나면, 초범이라 할지라도 징역형의 집행유예나 실형이 선고되는 경향이 뚜렷하다.


2025년 법 개정 예고… 지금 멈추지 않으면 늦는다

처벌은 더욱 강력해질 전망이다.


현재도 의사의 경우 반복적 대리처방 적발 시 징역 3년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 있으며, 2025년 4월부터는 마약류 매매를 '권유'하거나 '유인'하는 행위만으로도 처벌받는 개정법이 시행된다.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제 졸피뎀 대리처방을 단순한 행정 착오나 온정적 의료 행위가 아닌, 마약 범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 번쯤은 괜찮겠지", "효심으로 그랬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건넨 주민등록번호 하나가, 의사에게는 면허 박탈을, 환자에게는 전과자라는 낙인을 찍는 족쇄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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