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의 달콤한 속삭임, '기부 천사'의 정체는 환전 사기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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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 앱의 달콤한 속삭임, '기부 천사'의 정체는 환전 사기꾼

2025. 12. 22 12:31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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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봉사활동 돕다 '자금세탁' 공범 될 뻔… 변호사들 "당신은 피해자, 즉시 신고해야"

소개팅 앱 여성의 부탁으로 소액 기부를 대신했다가 환전 사기에 휘말릴 뻔한 남성의 사연이 알려졌다./챗 지피티 생성 이미지

소개팅 앱에서 만난 '해외 봉사활동가'의 부탁에 5만원을 대신 기부했다가, 수백만원대 환전 사기에 휘말릴 뻔한 남성의 사연이다.


선의로 시작한 일이 범죄 연루의 공포로 돌아온 순간,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당신은 명백한 피해자”라며 신속한 대응을 주문했다.


5만원이 500만원으로…'자금세탁 방지'라는 덫


소개팅 앱에서 만난 여성은 자신을 해외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인터넷 사정이 좋지 않다며 5만원을 '기아대책'에 대신 기부해달라는 작은 부탁으로 시작됐다.


남성은 인터넷 환전소를 통해 37달러를 받아 기꺼이 호의를 베풀었다. 이틀 뒤, 여성은 "봉사단체에서 맡긴 기부금"이라며 더 큰 금액인 3700달러(약 500만원)를 대신 전달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남성의 계좌로 돈이 들어오기 직전, 환전소는 '불법자금세탁 방지시스템 해지 인증'이 필요하다며 송금액의 10%를 추가 입금하라는 황당한 요구를 해왔다.


수상함을 느낀 남성이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이것이 '환전 사기' 수법임을 알아채고 입금을 거부하자, 사기 조직의 압박이 시작됐다. "다른 고객 거래까지 미뤄지고 있다"는 협박성 메시지와 함께 여성이 직접 보이스톡을 걸어와 "자기를 사기꾼으로 모는 거냐"며 10분간 남성을 몰아붙였다.


남성이 검색 결과를 캡처해 보내자, 환전소는 태도를 바꿔 "자금출처를 문서로 증명하면 해지 인증을 안 해도 된다"며 또 다른 덫을 놓았다.


"선의로 도왔는데, 저도 처벌받나요?"


남성의 가장 큰 두려움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의 공범이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었다. 하지만 법률 전문가들은 그럴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잘라 말했다.


김경태 변호사(김경태 법률사무소)는 "귀하는 피해자의 입장이므로 법적 책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며 "의심스러운 정황을 발견하자마자 거래를 중단한 것은 매우 적절한 대처"라고 안심시켰다.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범죄 행위에 대한 '고의'가 있어야 하지만, 남성의 경우 명백히 선의로 행동했고 사기 정황을 인지한 즉시 모든 행위를 멈췄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전형적인 환전 사기 수법에 당한 것"이라며 남성을 범죄자가 아닌 피해자로 규정했다. 이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상 자금세탁 범죄나 금융실명법 위반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골든타임 놓치면 돈도, 명예도 잃는다"


전문가들은 사기임을 인지한 '지금'이 피해를 막고 자신을 보호할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최성현 변호사(법률사무소 새율)는 12년간의 경찰 경제범죄수사팀 경력을 바탕으로 "신속한 신고와 증거 확보가 매우 중요하다"며 즉각적인 행동을 촉구했다. 전문가들이 제시한 행동 요령은 명확하다.


첫째, 모든 연락을 즉시 차단하고 절대 추가 송금을 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 소개팅 앱 대화, 메신저 내용, 송금 내역 등 모든 과정을 캡처해 증거로 확보해야 한다.

셋째, 확보한 증거를 가지고 경찰 사이버수사대(국번없이 182)와 거래 은행에 즉시 피해 사실을 신고해야 한다.


법무법인 대한중앙의 조기현 변호사는 "고소 후 피해자 조사단계에서 변호사 조력 하에 적절히 소명하여 사기 방조 혐의 등이 적용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계좌주도 공범…'피해 회복'의 열쇠


사기꾼에게 넘어간 돈을 되찾을 방법은 없을까. 변호사들은 주범 검거가 어렵더라도 희망은 있다고 말한다. 핵심은 사기에 이용된 '대포통장'의 명의자를 함께 고소하는 것이다.


김준환 변호사(법률사무소 필승)는 "금전을 요구한 주동자들뿐 아니라 계좌주인들 역시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혹은 사기죄의 방조범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계좌주도 함께 고소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계좌 명의자가 수사망에 오르면 형사 처벌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것이 현실적으로 피해를 회복할 가장 빠른 길일 수 있다.


김준성 변호사는 "최근 피의자들이 검거되는 사건들이 늘어나고 있어 희망적"이라며 "계좌가 살아있을 때 가능한 빠르게 사건을 진행해야 한다"고 속도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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