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해자는 이직, 나는 퇴사…'직장내 괴롭힘' 신고, 끝까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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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는 이직, 나는 퇴사…'직장내 괴롭힘' 신고, 끝까지 가능하다

2026. 04. 09 09:34 작성2026. 04. 09 11:5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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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해도 회사의 조사 의무는 사라지지 않아…가해자 새 직장엔 연락 안 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피해자가 퇴사하고 가해자마저 이직 했어도, 노동청 신고는 유효하다. / AI 생성 이미지

직장 내 괴롭힘에 시달리다 퇴사했지만 가해자마저 다른 회사로 떠나 억울함만 남았다면?


포기하기엔 이르다. 피해자와 가해자가 모두 회사를 떠났더라도 노동청 신고는 유효하며, 법은 전 직장의 조사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의 자문을 통해 퇴사 후 권리 구제 방법과 현실적 한계까지 명확히 짚어본다.


신고의 칼날은 어디로? “가해자 새 직장 아닌, 괴롭힘 발생한 전 직장”


“가해자가 이직했는데, 신고하면 지금 그 사람 회사로 연락이 가나요?” 퇴사한 피해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지점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오’다. 법률 전문가들은 조사가 괴롭힘이 발생했던 ‘전 직장’을 대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목소리로 답한다.


박성현 변호사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피해자가 퇴사했더라도 가능합니다. 노동청에 신고하면, 조사는 괴롭힘이 발생했던 '당시 직장'(전 직장)에서 이루어지며, 가해자가 이직한 현 직장으로 연락이 가지는 않습니다”라고 단언했다.


김경태 변호사 역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의 조사는 피해가 발생했던 당시의 회사를 대상으로 이루어집니다”라며 “대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성립 여부를 판단할 때 행위 발생 당시의 상황과 맥락을 중심으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노동청의 조사 대상은 가해자의 ‘현재’가 아닌 괴롭힘이 벌어진 ‘과거의 그곳’이다.



모두가 떠난 회사, 그래도 조사는 '의무'


피해자와 가해자 모두 회사를 떠났다면 조사가 무슨 소용이냐는 회의감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법은 회사의 ‘조사 의무’를 면제해 주지 않는다.


고용노동부의 유권해석은 이를 명확히 한다. 고용노동부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가 해당 사업장을 퇴사하였다고 하여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제한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퇴사한 근로자라도 사용자가 괴롭힘 신고를 받거나 인지한 경우 이에 대한 조사를 취하고, 괴롭힘이 확인된 경우 법에 따라 가해자 등에 대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합니다”라고 해석했다.


심지어 가해자가 퇴직한 경우에 대해서도 “가해자로 지목된 자가 퇴직한 경우라도 가능한 범위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피해자 등에 대한 보호 및 재발 방지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할 것”이라고 명시해, 회사가 어떤 이유로든 책임을 회피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경태 변호사에 따르면, 조사 과정에서는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실시했는지, 신고 체계를 갖췄는지 등 예방 의무 이행 여부도 함께 조사될 수 있다.


권리, 한계, 그리고 '3년'의 시간…무엇을 얻을 수 있나


신고를 통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되더라도, 피해자가 이미 퇴사했기에 현실적인 한계는 존재한다. 고용노동부는 “피해 근로자에 대한 유급휴가나 배치 전환 등의 보호조치는 현실적으로 할 수 없습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회사의 조사 및 재발 방지 조치를 이끌어내는 것 외에, 피해자는 남은 상처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다. 바로 가해자와 회사를 상대로 민사상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다.


법원은 판례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될 경우 가해자의 불법행위책임은 물론, 회사의 사용자책임 또는 조사·조치 의무 위반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 다만 이 권리에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김경태 변호사는 “퇴사자의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도 시효가 있습니다. 퇴사 후 3년 이내에는 신고가 가능하므로, 충분한 증거를 수집하여 신중하게 결정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신고 후 조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우려할 필요는 적다. 「근로기준법」은 조사 과정 참여자가 알게 된 비밀을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누설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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