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심판결문 기다리다 상고권 날렸다" 7일의 골든타임 놓치면 대법원 못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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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소심판결문 기다리다 상고권 날렸다" 7일의 골든타임 놓치면 대법원 못 간다

2026. 01. 12 14:20 작성2026. 01. 12 15:5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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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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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고는 끝났는데 판결문은 감감무소식?

'기다림'이 독이 되는 이유

형사는 선고일부터 7일, 민사는 송달일부터 14일이라는 상고 시한을 엄수해야 대법원 판단을 받을 수 있다.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재판 결과에 불복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으려는 당사자들에게 가장 가혹한 적은 '시간'이다. 특히 항소심 판결이 선고된 직후, 많은 이들이 종이 판결문이 집에 도착하기만을 기다리며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곤 한다.


하지만 법조계에서는 이 시기를 '7일의 골든타임'이라 부른다. 항소심판결문 내용을 확인하기도 전에 이미 상고할 수 있는 권리가 소멸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특히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의 기간 계산법이 판이하게 달라, 이를 혼동했다가 대법원 문턱조차 밟지 못하고 판결이 확정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실제로 A씨는 형사 항소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뒤 "판결문을 읽어보고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기다렸으나, 정작 판결문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상고 기간 7일이 지난 뒤였다. 결과적으로 A씨의 상고장은 '상고권 소멸'을 이유로 기각되었다.


형사는 '선고일', 민사는 '송달일'… 엇갈린 운명의 시계추

법률 관계를 명확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인의 사건이 형사인지 민사인지를 구분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43조 제2항에 따르면 상소 제기 기간은 '재판을 선고 또는 고지한 날'로부터 진행된다. 즉, 항소심판결문을 실제로 받았는지와 관계없이 법정에서 판사가 결론을 읽는 순간부터 시계가 돌아가는 것이다.


형사사건의 상고 기간은 단 7일이다. 판결 선고일 다음 날부터 기산하여 7일 이내에 상고장을 원심법원에 제출하지 않으면 상고권은 영구히 소멸한다(대법원 2002. 9. 27. 자 2002모6 결정). 피고인이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되었더라도 이 원칙은 동일하게 적용된다.


반면 민사소송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민사소송법 제396조에 따라 항소심판결문이 당사자에게 '송달된 날'부터 2주(14일) 이내에 상고를 제기하면 된다. 기간의 첫날은 산입하지 않는 초일불산입 원칙(민법 제157조)이 적용되어, 송달일 다음 날부터 14일을 계산한다.


"징역 1년이 집행유예로"… 1심 유죄 뒤집는 '7일의 골든타임'


전자소송의 함정, '클릭'하지 않아도 송달된 것으로 간주된다

최근 대부분의 민사재판이 전자소송으로 진행되면서 새로운 '함정'이 등장했다. 항소심판결문이 전산시스템에 등재되었다는 알림을 받고도 내용을 확인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4. 12. 22. 선고 2014다229016 명령)에 따르면, 전자소송 사용자가 판결문 등재 통지를 받고도 1주일 이내에 확인하지 않으면, 통지한 날의 다음 날부터 7일이 지난 날의 오전 0시에 송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이 경우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기간 계산법이다. 일반적인 송달과 달리, '송달 간주'가 된 날부터는 초일을 산입하여 상고 기간 2주를 계산하게 된다. 판결문을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이미 상고 기간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판결 난 줄도 몰랐다"… 공시송달 사건의 구제책 '추완항소'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재판이 진행되어 판결이 확정된 경우에는 '소송행위의 추후보완(추완)' 제도를 살펴야 한다. 소장 부본과 항소심판결문 정본 등이 공시송달(당사자의 주소를 알 수 없어 법원 게시판 등에 게시하는 것)로 처리된 경우, 당사자는 과실 없이 판결 사실을 알지 못한 것으로 인정될 수 있다.


서울서부지방법원 판례(2019. 06. 20. 선고 2018나1333 판결) 등에 따르면, 당사자가 판결이 공시송달로 송달된 사실을 안 때로부터 2주일 이내에 추완항소를 제기할 수 있다. 여기서 '안 때'란 단순히 판결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 때가 아니라, 기록 열람 등을 통해 공시송달 사실을 명확히 확인한 때를 의미한다.


다만, 소송 도중에 주소지를 옮기면서 이를 법원에 알리지 않아 공시송달로 전환된 경우에는 '당사자에게 소송 진행 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 추완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8. 11. 09. 선고 2018나51438 판결).


상고장 제출은 '원심법원'에… 20일의 추가 시간을 벌어라

상고를 결정했다면 상고장은 대법원이 아닌 '판결을 내린 항소심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형사사건의 경우 7일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완벽한 상고이유서를 작성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이때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이 '상고장 선제출'이다. 우선 기간 내에 상고장만 제출하여 상고권을 보전한 뒤, 기록이 대법원으로 넘어가고 통지를 받은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상세한 상고이유서를 제출하면 된다(형사소송법 제378조).


법조계 전문가는 "항소심판결문 정본이 발급되기 전이라도 선고 당일 법정에서 주문과 이유의 요지를 정확히 메모하고, 즉시 변호인과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권리를 지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며 "7일의 골든타임을 놓치면 그 어떤 억울함도 법적으로 구제받을 수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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