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디스크 시술 후 다른 병원에서 고름 제거 수술, 그리고 사지마비…법원 판단은?
허리디스크 시술 후 다른 병원에서 고름 제거 수술, 그리고 사지마비…법원 판단은?
약물 시술 4차례 받은 뒤, 다른 병원에서 고름 수술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이후 뇌경색에 사지마비
법원 "시술 의사 과실 인정…합병증 충분히 설명 안 한 병원도 배상"

허리디스크 시술을 4차례 받고, 균이 들어가 고름 제거 수술을 했지만 최종적으로 뇌수막염 진단을 받은 50대 여성. 결국 이 여성은 뇌경색으로 혼자서는 걷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이에 법원은 최초 시술을 한 의사와 이후 농양 제거 수술을 한 병원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봤다. /게티이미지코리아·편집=조소혜 디자이너
물리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허리디스크로 인한 통증은 낫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척추에 직접 약물을 주입하는 '신경근 차단술'을 받은 50대 여성 A씨. 통증 전문 의원 의사 B씨에게 총 4차례나 같은 시술을 받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오히려 엉덩이뼈와 다리에 통증이 느껴졌다.
결국 A씨는 관절⋅척추 전문인 C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촬영(MRI) 검사를 받게 됐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경막외 농양'. 척추 시술 부위에 균이 들어와 고름이 쌓였다는 것. A씨는 곧장 C병원에서 고름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회복실로 옮겨졌지만, 산소포화도 등이 정상인데도 의식이 명료하지 않았다. 결국 대학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최종적으로 세균성 뇌수막염 진단을 받았다.
이 일로 뇌경색과 함께 '사지마비'로 혼자서는 전혀 걷지 못하는 데다, 배뇨⋅배변 장애까지 생긴 A씨. 그와 그의 가족은 의사 B씨와 C병원을 상대로 10억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그 결과가 4일 알려졌다.
법원은 A씨 측의 손을 일부 들어줬다. 인천지법 민사14부(재판장 김지후 부장판사)는 A씨가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A씨)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4일 밝혔다. 법원은 의사 B씨에겐 5억원을, C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엔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측은 "의사 B씨가 시술 부위의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고, 균이 들어와 농양이 생긴 결과 뇌수막염을 앓게 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C병원에 대해서도 "고름 제거 수술을 할 때도 감염이 발생했고, 뇌수막염 발생 가능성 등을 사전에 제대로 설명하지 않았다"고 했다.
법원은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김 부장판사는 "신경근 차단술을 할 땐 척추 감염 예방을 위한 엄격한 무균 처치가 필수"라며 그런데도 "시술 도중 감염예방 의무를 소홀하게 한 과실이 인정된다"고 봤다.
이어 "해당 시술을 여러 차례 하는 과정에서 균이 척추 공간으로 들어가 농양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의사 B씨의 과실과 A씨의 증상 사이엔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C병원에 대해선 '충분한 설명의무'를 지키지 않았다고 봤다. 김 부장판사는 "척추감염 등 합병증 발생 가능성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는데도 그런 설명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씨가 다른 치료 방법을 선택할 기회를 침해받아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이 기사는 로톡뉴스의 윤리강령에 부합하는 사실 확인을 거쳤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