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조차 없었는데 '자체 종결'…제주 실종 사건 허위 보고 수사관 직무유기·파면 될까
통화조차 없었는데 '자체 종결'…제주 실종 사건 허위 보고 수사관 직무유기·파면 될까
통화 기록 '0건'에도 거짓 종결
CCTV 소멸 등 수사 골든타임 실종

제주에서 실종된 장미란씨 /연합뉴스
제주에서 30대 여성이 석 달째 실종된 가운데, 담당 경찰관이 실종자와 단 한 차례도 통화하지 않은 채 거짓 보고서를 작성해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밝혀졌다.
초기 수사의 결정적 골든타임을 허비하게 만든 담당 수사관을 향한 비판이 거세지면서, 형사 처벌과 파면 등 중징계 처분이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법조계 전망이 나온다.
"실종자와 직접 통화했다" 경찰 진술 거짓…통화 기록 '0건'
20일 제주경찰청 등에 따르면 제주에서 실종된 30대 여성 장미란(37) 씨는 지난 5월 12일 밤 집을 나선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
당시 최초 신고를 담당한 제주 모 경찰서 소속 A 경장은 "장 씨와 직접 통화했으며, 본인이 위치를 알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며 사건을 자체 종결 처리했다.
그러나 최근 통신 조회 및 자체 조사 결과, A 경장과 장 씨 간의 통화 기록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상부 이중 확인·프로파일링 무시…재신고 거부 속 CCTV 녹화본 삭제
허술한 실종사건 관리 체계도 사건을 키웠다.
성인 여성 실종 시 범죄 위험도를 측정하는 '실종자 프로파일링 시스템' 입력이나 상부의 이중 확인 절차가 없어 A 경장의 단독 판단으로 종결이 가능했다.
이 때문에 지난 7월 17일 남자친구가 재신고를 시도했으나 기존 허위 기록 탓에 거부됐고, 7월 19일 친척 동생이 서울에서 다시 신고하고 나서야 재수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주요 동선의 CCTV 녹화본이 삭제되는 등 치명적인 수사 지연이 발생했다.
직무유기 및 허위공문서작성죄 적용 가능…파면·해임 등 중징계 전망
법조계에서는 A 경장에 대해 입건된 직무유기죄 성립 가능성을 매우 높게 봤다. 단순한 업무 미흡을 넘어 거짓 보고로 수사를 유기한 고의성이 명백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수사 전산망에 허위 사실을 입력·보고한 행위에 대해 형법상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죄가 추가 적용될 수 있으며, 경찰공무원 징계양정 기준에 따라 파면이나 해임 등 최상위 중징계가 불가피하다.
아울러 부실 수사 및 허위 보고로 증거가 소멸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만큼, 유족 측이 제기할 국가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국가 및 담당 경찰관의 책임이 크게 인정될 전망이다.
경찰, 한림항 일대 대대적 집중 수색 전개
현재 경찰은 A 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실종된 장 씨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경과 협력해 하루 평균 140여 명의 인력과 헬기, 드론, 체취 증거견, 잠수부, 경비정 등을 동원했으며, 장 씨의 마지막 위치추적 결과가 나온 제주 한림항 주변 해안가와 인근 농로, 펜션, 폐가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집중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