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 갚겠다”던 연인, 2억 사기 치고 1천만 원만 재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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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갚겠다”던 연인, 2억 사기 치고 1천만 원만 재판에?

2025. 09. 18 14:50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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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섣불리 합의하면 2억 날립니다” 전문가들이 경고한 ‘합의서 문구’의 비밀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죽어서 갚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던 연인 B씨에게 10년간 2억 원이 넘는 돈을 건넸다.


사기를 당한 남성 A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결혼까지 약속했던 B씨에게 주택자금과 생활비 등 명목으로 2억 3천만 원을 건넨 A씨는 결국 조증과 수면장애까지 얻은 상태다.


A씨는 10여 년 전부터 결혼을 전제로 만난 여자친구 B씨에게 돈을 보내기 시작했다. 주택 구입 자금, 생활비 등으로 건넨 돈은 약 1억 7천 6백만 원에 달했고, B씨의 주택 대출금 5천 6백만 원까지 대신 갚아줘 총피해액은 2억 3천만 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A씨가 돌려받은 돈은 260만 원에 불과했다.


돈을 갚으라는 A씨의 요구에 B씨는 "몸이 좋지 않다", "자살하겠다"는 말로 회피하기 일쑤였다.


관계가 끝난 후에도 B씨의 기망 행위는 계속됐다. "부모님 유산으로 빚을 정리하겠다"며 1천만 원을 추가로 요구했고, A씨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돈을 보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짓이었다.


“죽어서 갚겠다”던 그녀, 왜 1천만 원만 재판에 넘겨졌나?

결국 A씨는 B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지만, 검찰은 전체 피해액이 아닌 마지막에 받은 1천만 원에 대해서만 B씨를 재판에 넘겼다. 나머지 2억 원이 넘는 돈은 민사소송으로 해결하라는 통보였다.


이에 대해 서아람 변호사는 "검찰은 전체 송금액 중 사기죄 성립이 명확한 1천만 원만 기소한 것"이라며, "이는 피고인이 부모 유산을 이유로 돈을 요구한 부분에서 기망행위가 명확히 드러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머지 금액은 연인 관계에서 오간 돈으로 보아 사기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렵다고 본 것이다.


2억 원, 민사소송으로 돌려받을 수 있나?

A씨는 형사 재판과 별개로, 나머지 2억 원을 돌려받기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법무법인 공명의 김준성 변호사는 "민사소송을 제기해 판결을 받아두면 10년에 한 번씩 시효를 연장하며 계속해서 상대방의 재산을 추적할 수 있다"며 "원금에 연 12%의 이자까지 청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민사소송의 핵심은 A씨가 B씨에게 준 돈이 '증여'가 아닌 '대여'였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JY법률사무소 이재용 변호사는 "상대방이 '증여였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다"며 "결혼을 전제로 금전이 오간 정황, 반복적인 변제 약속, 일부 변제 사실 등을 입증하면 승소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10년간의 계좌이체 내역, 변제를 약속한 문자나 통화 녹음 등이 결정적 증거가 된다.


섣부른 합의는 금물 ‘치명적인 실수’ 피하려면

현재 진행 중인 1천만 원 형사재판에서 B씨가 합의를 제안해올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때 합의서에 무심코 도장을 찍었다간 나머지 2억 원을 영영 돌려받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다수의 변호사들이 경고한다.


법무법인 유안 조선규 변호사는 "합의서에 '본 합의는 OOO 형사사건에 대한 피해 회복 및 처벌 불원 의사 표시에 국한된다'는 점을 명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본 합의와 별도로, 합의금을 제외한 나머지 대여금 및 손해배상에 대한 일체의 민사상 청구권은 그대로 보유한다'는 문구를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만약 "향후 일체의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식의 포괄적인 문구가 들어갈 경우, A씨가 2억 원이 넘는 민사 채권까지 포기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형사 재판과 민사 소송, '두 개의 칼'을 동시에 휘둘러야

A씨는 형사재판에서 B씨의 엄벌을 구하는 동시에,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10년간의 피해를 회복해야 하는 이중의 싸움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형사재판에서 피해자 대리보조인을 선임하고, 민사소송을 조속히 제기해 B씨의 재산에 가압류 등 보전처분을 서두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0년간의 믿음은 배신으로 돌아왔다. 이제 A씨 앞에는 망가진 마음을 추스르는 동시에, 형사 법정과 민사 법정이라는 두 개의 전장을 오가야 하는 험난한 싸움이 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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