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급한 '업무용 휴대전화'로 직원들 위치 추적한 회사⋯사전 동의 없었다면 '위법'
지급한 '업무용 휴대전화'로 직원들 위치 추적한 회사⋯사전 동의 없었다면 '위법'
말도 없이 설치된 '위치 추적 앱'⋯동의 구하지 않았고, 미리 알리지도 않았다면
변호사들 "법 위반 소지 다분⋯크게 세 가지 위반"

회사에서 지급받은 '업무용 휴대전화'에 직원들 동의도 없이 위치추적 앱이 깔려있었다면? 변호사들은 "법 위반 소지 다분한다"고 말한다. /셔터스톡⋅편집=이지현 디자이너
A씨가 다니고 있는 회사는 전 직원에게 '업무용 휴대전화'를 지급한다. 업무 특성상 외근과 출장이 잦은 직원이 많은데, 이들을 관리하는 차원이다.
그런데 최근 이 휴대전화에서 애플리케이션(앱) 하나가 A씨의 눈에 들어왔다. 따로 확인해 보니 위치 추적 앱이었다.
회사는 미리 A씨의 동의를 구하지도 않았고, 설명도 해준 적이 없다. A씨는 '실시간 감시'를 당하고 있는 기분이다. A씨가 회사에 정식으로 문제를 제기할 순 없을지 변호사들에게 자문을 받아봤다.
변호사들은 이번 회사의 조치를 두고 "A씨의 동의를 받지 않은 이상 위법의 소지가 다분하다"고 밝혔다. 크게 세 가지 조항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위반
태연법률사무소의 김태연 변호사는 "개인정보보호법을 어긴 소지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의 동의 없이 (위치 추적) 앱이 설치되었고, 감시를 받고 있는 상황일 경우"라고 밝혔다.
공동법률사무소 인도의 안병찬 변호사도 "앱의 기능이 어느 범위까지인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여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실제로 이 법은 "개인정보처리자(회사 등 법인)는 정보 주체(A씨)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 한하여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의를 받지 않았다면 처벌은 5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다.
위치정보보호법 제15조 제1항 위반
변호사들은 "위치정보보호법 위반의 소지도 있다"고 봤다. 이 법은 제15조 1항에서 "누구든지 개인위치정보주체(A씨)의 동의를 받지 않고 개인위치정보를 수집⋅이용 등을 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의 없이 위치정보를 수집했다면 역시 처벌될 수 있다.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위치정보보호법 제15조 제3항 위반
법무법인 효현의 박수진 변호사는 "같은 조항 제3항에도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위치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장치가 붙여진 물건(업무용 휴대전화)을 대여하는 자(회사 등 법인)는 장치가 붙여진 사실을 대여받는 자(A씨)에게 알려야 한다"는 규정이다.
이러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회사가 단순히 A씨의 사전 동의만 받는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까. 그건 아니다. 적법하려면 직원들이 받을 사생활 침해 등 불이익보다 회사의 업무상 필요성이 명백하게 큰 점을 인정받아야 한다.
지난해 중앙경제에 실린 안성호 공인노무사의 설명에 따르면 회사는 구체적으로 다음 여섯 가지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①회사의 사업목적과 특성상 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한 위치정보의 수집⋅이용이 불가피한지
②정보통신기기를 이용한 위치정보 수집 외에 다른 대체적 방법이 존재하는지
③직원의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한 기술적 관리방안이 존재하는지
④도입⋅운영과정에서 노사협의회, 노동조합 등 근로자대표와 어떻게 협의를 진행할 것인지
⑤이러한 절차와 방법을 통해 수집된 위치정보에 관한 직원의 열람권을 보장할 것인지
⑥수집된 위치정보의 유출 및 악용 방지를 위한 보안장치 및 내부 통제방안 등은 있는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