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욕 편지' 보낸 제자 교권침해 처분에도 또 교실서 대면…구멍 뚫린 교권보호 제도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성욕 편지' 보낸 제자 교권침해 처분에도 또 교실서 대면…구멍 뚫린 교권보호 제도

2026. 08. 20 13:47 작성
조연지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yj.jo@lawtalknews.co.kr

글자 크기 설정

미리보기

더 이상 어렵지 않은 법을 위한 인터넷 신문 로톡뉴스를 만나보세요. 법 전문가들의 다양한 생각과 가치를 생생히 전달합니다.

학급 교체 처분에도 선택과목서 또 재회

결국 병가 낸 피해 교사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고등학교 담임교사가 제자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편지를 받아 교권보호위원회가 가해 학생의 학급을 교체했지만, 선택과목 수업에서 다시 마주쳐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벌어졌다.


유일한 교과 담당 교사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분리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피해 교사는 결국 병가를 내고 교실을 떠나야 했다.


빗나간 애정 표현과 스토킹…고통받은 교사

경기 지역의 한 고등학교 2학년 담임인 A교사는 지난 6월 같은 반 제자 B군으로부터 충격적인 편지를 받았다.


편지에는 교사를 존대 없이 수십 차례 지칭하며 성적 상상을 담은 내용과 협박성 문구가 적혀 있었다. B군은 종례 후 교무실까지 쫓아오거나 퇴근을 가로막는 등 정당한 지도에도 불응했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은 A교사는 헛구역질 등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학급은 바뀌었지만…수업 분리는 '불가'

갈등은 실질적인 피해자 보호 조치가 겉돌면서 더욱 깊어졌다.


이 사건을 맡은 화성오산교육지원청 지역교권보호위원회는 지난 7월 해당 사안을 교육활동 침해로 인정하고, B군에게 학급 교체 및 특별교육 8시간 이수를 처분했다.


하지만 문제는 A교사가 해당 학교에서 유일하게 특정 선택과목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B군이 담임 반에서는 배제됐지만, 선택과목 수업 시간에는 여전히 A교사와 대면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A교사는 2학기 개학을 앞두고 학생의 과목 변경이나 시간강사 채용, 온라인 대체 수강 등 구체적인 대안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량권에 갇힌 분리 의무…법적 사각지대

법리적으로는 현행 교원지위법의 구조적 공백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교원지위법 제20조 제2항은 가해 학생과 피해 교원을 즉시 분리하고 별도의 교육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분리 방법과 장소 등은 학교장의 재량으로 위임되어 있었다.


학교장이 학생의 학습권 보호 등을 이유로 과목 변경이나 강사 채용을 거부하더라도, 현행법상 이를 강제하거나 의무 위반으로 제재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단일 교과를 담당하는 1인 교사에 대한 특례 규정도 전무했다.


결국 가해자와 완전히 분리되지 못한 A교사는 개학일에 출근하지 못하고 병가를 냈다. 관할 도교육청은 뒤늦게 오는 22일 발대식을 거쳐 다음 주 중 피해 교사에게 교권보호전담관을 긴급 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학급 단위를 넘어 수업 동선까지 분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법적·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나만 모르는 일상 법률 상식, 매일 아침 배달해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