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보험 수리비 분쟁 소송 1심 패소, 항소심 '재감정' 언제 가능할까
자동차 보험 수리비 분쟁 소송 1심 패소, 항소심 '재감정' 언제 가능할까
단순 불만으론 재감정 불가
'명백한 오류·모순' 등 예외적 사유 입증해야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자동차 보험사와의 수리비 분쟁 소송에서 법원의 감정 결과는 판결의 핵심 근거가 된다. 만약 1심 감정 결과가 불리하게 나와 패소했다면, 항소심에서 재감정을 통해 결과를 뒤집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재감정 신청 자체는 가능하지만, 단순히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는 허용되지 않는다.
엄격한 재감정 허용 기준… 예외적 사유 입증해야
법리적으로 법원 증거조사 절차에서 이루어진 감정결과는 현저한 잘못이 없는 한 그대로 존중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사건을 맡은 대법원 등 다수의 재판부는 감정인의 감정 결과가 경험칙에 반하거나 합리성이 결여된 경우가 아니라면 이를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한다.
따라서 기존 감정결과 전체가 배척되고 똑같은 사안에 대해 재감정이 진행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외적으로 재감정이 허용되는 구체적 사유가 존재한다.
첫째, 감정인이 감정 기준이나 방법, 절차를 현저히 위반한 잘못이 객관적 자료로 입증되는 경우다.
둘째, 감정 결과 자체가 전체적으로 서로 모순되거나 불분명하여 법원이 합리적 가치판단을 내리기 불가능한 상황이어야 한다.
셋째, 감정인이 감정 범위를 일부분으로만 한정하여 나머지 부분에 대한 평가를 누락하는 등 감정 범위가 불완전한 경우에도 재감정이 필요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특정 사안에 대해 상반되는 여러 개의 감정 결과가 충돌할 때, 법원은 각 감정방법이 적법한지 심리하여 채택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지연 제출 시 각하 위험… 엄격한 절차 준수 필수
항소심에서 재감정을 진행하려면 정해진 절차를 엄격히 따라야 한다.
감정을 구하는 사항을 적은 서면을 법원에 제출하고 감정료를 미리 예납해야 한다. 감정인은 법원이 지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양쪽 당사자가 합의하여 특정 감정인을 신청하면 그에 따를 수도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신청 시기다. 1심에서 충분한 기회가 있었음에도 항소심에 이르러 뒤늦게 재감정을 신청할 경우, 재판을 지연시키려는 목적의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으로 간주되어 법원으로부터 각하될 위험이 높다.
실제로 항소 후 수개월이 지나서야 감정을 신청하고 절차를 미룬 사례에서 법원이 변론재개신청을 불허한 판례가 존재한다.
재감정 불허 시 대안적 방어 수단은?
재감정 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는 온전히 법원의 재량에 속하며, 기각 결정에 대해서만 독립적으로 불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재감정 신청이 어렵거나 기각되었다면 대안적 절차를 모색해야 한다.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기존 감정 결과의 일부 항목에 대해 추가 설명이나 수정을 요구하는 '감정보완신청'이다.
또한, 감정인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며 신빙성을 다투는 '감정인신문신청'이나, 보험개발원 등 관련 기관에 '사실조회신청'을 하여 객관성을 검증하는 방법도 유효하다.
법원을 통하지 않고 당사자가 임의로 전문가에게 의뢰한 '사감정' 결과를 서증으로 제출할 수도 있으나, 이는 민사소송법이 규정하는 감정절차를 거치지 않아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우므로 법적 신빙성이 낮게 평가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