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경매 참여하기 위해 현장 찾아갔는데 스토킹범?…'황당' 고소에 채권자 '날벼락'
법원 경매 참여하기 위해 현장 찾아갔는데 스토킹범?…'황당' 고소에 채권자 '날벼락'
민사집행법 따른 정당행위, 처벌 가능성 희박…전문가들 '집행 기록 등 증거 확보해야'

A씨가 법원 공고를 보고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채무자 사무실을 찾았다가 스토킹 가해자로 몰렸다./제미나이 생성 이미지
법원 공고 보고 경매 참여했을 뿐인데 스토킹범으로 고소당한 채권자의 억울한 사연이 전해졌다.
법원 공고를 보고 경매에 참여했을 뿐인데, 하루아침에 스토킹 가해자로 몰린 한 채권자의 황당한 사연이 있다. 채무자의 사무실 물건을 매각하는 법원 절차에 참여했다가 되려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법원 따라갔을 뿐인데…'스토킹범' 딱지
사건의 시작은 채권자 A씨가 채무자 B씨의 사무실 유체동산(사무실 집기 등 옮길 수 있는 재산) 매각 절차에 참여하면서부터다. A씨는 법원 집행관, 다른 채권자들과 함께 압류할 물품에 '빨간 딱지'를 붙이는 첫 절차에 동행했다. 이후 법원 공고에 따라 정식으로 진행된 경매에 참여하기 위해 두 차례 더 현장을 찾았다. 모두 민사집행법에 규정된 합법적인 절차였다.
하지만 경매가 끝난 뒤 A씨에게 돌아온 것은 매각 대금이 아닌 경찰의 출석 요구였다. 채무자 B씨가 “정당한 이유 없이 세 번이나 사무실을 찾아왔다”며 A씨를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기 때문이다. A씨는 “법에 따라 권리를 행사한 것이 어떻게 스토킹이 될 수 있느냐”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전문가들 “처벌 가능성 0%…명백한 정당행위”
법조계는 A씨의 행위가 스토킹 범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입을 모은다. 스토킹처벌법이 성립하려면 ‘정당한 이유 없는’ 접근이나 괴롭힘이 핵심 요건인데, A씨의 방문은 법률에 근거한 명백한 '정당행위'라는 것이다.
한장헌 변호사(윈앤파트너스 법률사무소)는 “법원 집행절차에 따른 정당한 방문과 공매 참여이므로 스토킹의 구성요건 자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법률에 보장된 권리 행사를 개인에 대한 부당한 괴롭힘과 동일 선상에 놓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채권 추심 막으려는 압박용 카드'…숨은 의도 있나
이번 고소가 채무자 B씨의 ‘압박용 카드’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자의 정당한 권리 행사를 위축시켜 경매 절차를 무산시키거나 채권 추심을 포기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숨어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한대섭 변호사(모두로 법률사무소)는 “채권자나 경매 참여자를 압박해 채권 추심이나 경매 절차를 포기하게 만들려는 의도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악의적인 고소를 통해 상대방에게 법적·정신적 부담을 안기려는 전략이라는 해석이다.
무고해도 경찰 조사는 ‘현실’…‘집행 기록’이 무기
다만 법조 전문가들은 처벌 가능성이 낮다고 해서 안심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일단 고소가 접수되면 수사기관은 형식적으로라도 조사를 진행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혐의를 명확히 벗기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수적이다.
김시은 변호사(변호사김시은법률사무소)는 “경찰 조사에서 ‘정당한 사유’가 있었음을 명확히 소명해야 한다”며 “경매 참여를 증명할 법원 경매 공고문, 집행조서, 집행관과 동행했다는 기록 등 객관적인 자료를 빠짐없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자료들이야말로 A씨의 방문이 사적인 괴롭힘이 아닌 공적인 절차였음을 증명할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