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범인으로 몰아" 등신대 훼손 사건, 단순 재물손괴 넘어 '명예훼손·스토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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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범인으로 몰아" 등신대 훼손 사건, 단순 재물손괴 넘어 '명예훼손·스토킹'

2025. 10. 01 15:57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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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jo@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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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 전 실종 이윤희 씨 동문 A씨, '무혐의'에도 자신 지목하는 등신대 훼손 혐의

A씨 측 "가족·유튜버의 집요한 스토킹" 법적 다툼 예고

이윤희씨 등신대 / 연합뉴스

19년 전 실종된 전북대 수의학과 *이윤희 씨(당시 29세)의 등신대 훼손 사건이 단순한 재물손괴를 넘어 명예훼손과 스토킹 등 복잡한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이 사건을 송치받은 검찰은 경찰에 범행 동기와 배경에 대한 보완 수사를 요구하며 사건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지시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이씨의 가족과 유튜버가 무혐의 처분을 받은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듯한 등신대를 주거지 인근에 설치했다"며 명예훼손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수사 결과에 따라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범인으로 모는 등신대" 동문 A씨의 분노, 법적 쟁점으로

이 사건은 지난 5월 8일 오후 8시 20분께 전북 전주시 완산구 효자동의 한 도로에 세워져 있던 이윤희 씨 등신대 2개가 훼손되면서 시작됐다.


이 등신대는 이씨의 가족과 유튜버가 실종 사건의 관심을 촉구하며 설치한 것이다.


등신대를 넘어뜨리고 훼손한 혐의를 받은 인물은 이윤희 씨와 같은 학교에 다녔던 동문 A씨였다.


경찰은 A씨를 재물손괴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러나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등신대 훼손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이씨의 가족과 유튜버가 나를 실종사건의 범인으로 몰면서 집요하게 스토킹했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행위가 정당방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할 수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A씨 측 법률대리인은 "A씨는 당시 실종 사건과 관련해 무혐의 처분을 받았음에도, 이씨 가족과 유튜버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듯한 등신대를 (A씨의 주거지 인근에) 설치했다"고 설명하며 등신대 설치 행위 자체에 대한 법적 문제 제기를 예고했다.


검찰, 단순 재물손괴 넘어 '범행 동기·배경' 전면 재검토 착수

전주지검은 최근 이 사건을 담당 경찰서인 전주완산경찰서에 돌려보내며 보완 수사를 요구했다.


검찰은 단순 재물손괴 혐의뿐만 아니라 A씨의 주장대로 A씨를 향한 명예훼손 및 스토킹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 그리고 A씨의 등신대 훼손이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된 정당행위에 해당할 가능성까지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사건을 다시 살피도록 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동기와 배경 등에 대한 부분을 보완해달라는 검찰의 요구가 있었다"며 "사건 기록 등을 더 살펴보고 조만간 검찰에 사건을 다시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행 형사소송법상 검찰은 공소제기 여부 결정 또는 공소의 유지에 관하여 필요한 경우 사법경찰관에게 보완 수사를 요구할 수 있다.


이는 이번 사건이 재물손괴라는 단일 혐의를 넘어 복합적인 법적 쟁점을 내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무혐의자 지목' 등신대, 명예훼손 성립 요건은?

법조계는 이 사건의 핵심 쟁점 중 하나로 A씨 측이 주장하는 명예훼손 성립 여부를 꼽는다. 특히 무혐의 처분을 받은 사람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듯한 표현물이 공공 도로에 설치된 상황이 법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지에 주목하고 있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불특정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공연성 △가치판단이 아닌 구체적 사실의 적시 △적시된 사실이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명예훼손적 표현 △피해자의 특정 등의 객관적 구성요건이 필요하다.


등신대가 전주시 도심 도로에 설치되어 공연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높으며, A씨가 실종사건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A씨를 범인으로 암시하는 등신대 설치는 허위사실 적시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만약 등신대 설치가 A씨를 범인으로 지목하는 구체적 사실의 적시로 해석되고, 이씨 가족 및 유튜버에게 비방의 목적이 있었다고 인정된다면,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법조계는 분석한다.


또한 A씨 측이 주장하는 "집요한 스토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이는 등신대 훼손 행위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동시에 명예훼손의 위법성을 더욱 강화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이번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경찰은 A씨의 주장과 관련된 명예훼손 및 스토킹 행위 여부 등을 면밀히 조사해야 할 의무를 지니게 됐다.


이는 단순한 재물손괴 사건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던 사건이 민감한 명예훼손 및 스토킹 범죄를 포함하는 복합 분쟁으로 확대될 것임을 예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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