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과는 이미 끝났어” 그녀의 눈물을 믿었을 뿐인데…‘상간남 소송’ 날벼락
“그 사람과는 이미 끝났어” 그녀의 눈물을 믿었을 뿐인데…‘상간남 소송’ 날벼락
변호사들 “관계 파탄 시점 입증이 관건”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A씨의 세상이 무너진 것은 한 통의 전화 때문이었다. 수화기 너머 남성은 자신이 A씨가 만나는 여성의 '남편'이라고 했다. “가만두지 않겠다”는 그의 목소리에는 서슬 퍼런 분노가 담겨 있었다.
모든 것의 시작은 그녀의 한마디였다. A씨가 그녀에게 사실혼 배우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관계를 망설이자, 그녀는 눈물로 호소했다. “그 사람과는 이미 끝났어. 서로 '그만 살자'고 정리한 사이야.”
회복 불가능한 관계라는 말을 믿고 마음을 연 것이, 이제는 수천만 원짜리 '상간남 위자료 청구 소송'이라는 부메랑이 될 위기에 처했다.
‘알고 만난 죄’, 책임 피하기 어렵다
변호사들은 A씨의 상황에 대해 ‘원칙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간통죄는 폐지됐지만, 민사상 불법행위 책임은 사실혼 관계에서도 법률혼과 거의 동일하게 보호받기 때문이다.
노경희 법률사무소의 노경희 변호사는 “상대방이 사실혼 관계임을 알면서도 교제를 지속한 경우, 이는 ‘부정한 행위’에 해당돼 상대 배우자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된다”고 원칙을 분명히 했다.
오엔 법률사무소 백서준 변호사 역시 “사실혼 관계를 알고 난 이후에도 만남을 지속한 것은 외도에 해당한다”며 “외도 기간, 성관계 유무 등이 위자료 액수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위자료 산정 기준을 제시했다.
‘관계 파탄 선행’ 입증, 위자료 감액의 유일한 열쇠
하지만 A씨에게 반격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변호사들이 공통적으로 지목한 핵심 쟁점은 ‘사실혼 관계가 실질적으로 파탄된 시점’이다. 즉, A씨와 관계를 맺기 전에 이미 여성과 그 배우자의 관계가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깨져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위자료를 감액하거나 면제받을 유일한 열쇠다.
법무법인 안팍 박재한 변호사는 “외도 전 이미 상대방의 사실혼 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는 점을 소명하여 대응해야 한다”고 핵심 해법을 내놓았다.
법률사무소 가호 이진채 변호사 또한 “사실혼 파기가 이미 되었다는 점을 소명해야 한다”고 입증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여성과 배우자가 나눈 ‘그만 살자’는 대화 내용이나 별거 기간 등 객관적 증거 확보가 소송의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소송 자체를 무력화할 비장의 카드
소송의 또 다른 변수는 상대방의 관계가 과연 법적으로 보호받는 ‘사실혼’이 맞는지다. 단순 동거와 사실혼은 다르다. 법원은 당사자에게 혼인 의사가 있었고, 주변에서도 부부로 인정할 만한 공동생활의 실체가 있었는지를 엄격하게 따진다.
로펌 정주 배대혁 변호사는 “사실혼이 성립하는지 여부부터 따져보아야 할 사안”이라며 “사실혼이 성립하지 않는다면 배상 책임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근본적인 쟁점을 짚었다.
법률사무소 세율 오윤지 변호사 역시 “상대 여성이 단순 동거가 아니라 사실혼 관계가 맞는지에 대한 확인부터 해봐야 한다”며 이 부분을 먼저 다투어볼 실익을 분석했다.
상대방의 ‘협박’, 형사고소로 역공하라
A씨를 가장 괴롭히는 ‘협박’은 오히려 상황을 반전시킬 조커가 될 수 있다.
법률사무소 엘엔에스 김의지 변호사는 “동거인의 과도한 요구나 협박이 있다면 이를 반소(소송을 당한 쪽에서 맞소송을 거는 것)의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적극적인 대응책을 제시했다.
오윤지 변호사 역시 “상대방이 이를 이유로 폭행이나 협박 등을 해온다면 오히려 이에 대해 선제적인 대응을 할 수도 있다”고 역공 가능성을 시사했다.
협박 내용을 녹음하거나 메시지로 확보해 둔다면, 민사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는 것은 물론 별도의 형사 고소까지 가능하다는 게 변호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