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 미성년자와 모텔 간 남성 "성관계 없었으니 무죄"…진짜 지뢰밭은 따로 있다
가출 미성년자와 모텔 간 남성 "성관계 없었으니 무죄"…진짜 지뢰밭은 따로 있다
실종아동법·청소년보호법 위반 가능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성관계만 없으면 괜찮겠지.” 가출 신고된 미성년자와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낸 A씨는 경찰이 다녀간 뒤 안도했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그 안도감이 가장 위험한 착각이라고 경고했다. 진짜 법적 지뢰는 성범죄 혐의가 아닌, 예상치 못한 실종아동법과 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에 숨어있다.
성관계 없었다면 처벌은 피해
A씨의 가장 큰 두려움은 단연 성범죄 처벌 가능성이다. 이 부분에 대해 변호사들은 실제 성관계나 대가 수수가 없었다면 처벌은 어렵다고 봤다. 라미 법률사무소 이희범 변호사는 “미성년자와 모텔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성범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이 “관계를 했냐”고 물어본 것 역시, 뚜렷한 증거는 없지만 혐의 유무를 가리기 위해 반드시 확인해야 할 절차상 질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단계만 놓고 보면 A씨는 최악의 상황을 피한 것처럼 보인다.
진짜 지뢰밭, 실종아동법과 청소년보호법
변호사들이 만장일치로 지적하는 첫 번째 덫은 ‘실종아동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 위반이다. 이 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가출 아동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보호하는 행위를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 벌금으로 무겁게 처벌한다.
이는 단순히 성인을 처벌하기 위함이 아니다. 보호자로부터 이탈한 청소년이 각종 범죄에 노출되는 것을 막고, 신속히 안전한 환경으로 복귀시키려는 우리 사회의 최소한의 안전망이기 때문이다. A씨의 행위는 이 안전망을 끊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두 번째 덫은 테이블 위 술병이 증거가 될 청소년보호법 위반이다. 미성년자에게 주류를 제공하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운명을 가를 미성년자의 진술
결국 A씨의 운명은 전적으로 미성년자 B양의 입에 달리게 됐다. B양이 “아무 일 없었다”고 진술을 유지해주면 다행이지만, 만약 수사 과정에서 진술을 바꿔 “성관계가 있었다”고 말하는 순간 상황은 돌변한다.
특히 B양의 나이가 만 16세 미만이라면 동의 여부와 무관하게 미성년자 의제강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괜찮을 거야”라는 미성년자의 위로는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다.
변호사들은 “지금이라도 대화 내역, 카드 기록 등 객관적 자료를 확보하고 진술을 일관되게 준비해야 한다”며 섣부른 안심을 경계하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