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 조사해 19명 피해 확인… 인천판 도가니, '색동원'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19명 조사해 19명 피해 확인… 인천판 도가니, '색동원'에선 무슨 일이 있었나
"시설장 일가니 나한테만 말해" 조직적 은폐 정황
법조계 "직원들도 공범 처벌 가능"

인천 강화의 장애인 시설에서 권력형 성폭력과 조직적 은폐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 보호의 골든타임을 놓친 수사, 보고서 비공개를 둘러싼 지자체 대응까지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 강화군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 ‘색동원’에서 벌어진 끔찍한 성폭력과 학대 의혹이 뒤늦게 세상에 드러났다. 23일 YTN 라디오 '이원화 변호사의 사건X파일'에서는 이른바 '인천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색동원 사태의 전말과 법적 쟁점을 집중 조명했다.
시설장은 ‘아빠’로 불렸다... 그 믿음을 악용한 권력형 범죄
사건의 중심에는 시설장 A씨가 있다. 그는 시설에 거주하는 여성 장애인들을 상대로 장기간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피해자만 19명. 이 중 13명은 무연고자였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는 “피해자들은 짧게는 5년, 길게는 16년 이상 시설에서 생활하며 외부 접촉이 거의 없었다”며 “가해자인 시설장과 종사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를 ‘아빠’라고 부르며 따랐다. 김 변호사는 이를 두고 “절대적인 보호·감독 관계를 악용한 명백한 권력형 범죄”라고 규정했다.
신고 6개월 뒤에야 분리 조치... ‘늑장 대응’ 도마 위
더 큰 문제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점이다. 경찰에 최초 신고가 접수된 건 지난해 3월. 하지만 압수수색과 피해자 분리 조치는 6개월이나 지난 9월에야 이뤄졌다.
김 변호사는 “초기 증거 확보와 피해자 보호가 무엇보다 중요한 성범죄 사건에서 6개월이라는 공백은 치명적”이라며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설장 일가니 나한테만 말해”... 조직적 은폐 의혹까지
이번 사건이 단순히 시설장 개인의 일탈이 아닐 가능성도 제기됐다.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 보고서에는 다른 종사자가 입소자를 폭행했다거나, 이를 목격했다는 진술이 담겨 있었다.
충격적인 것은 “시설장님 일가이니 자기한테만 말하라”며 입단속을 시킨 정황까지 포착됐다는 점이다.
김 변호사는 “만약 사실이라면 학대에 가담한 직원은 장애인복지법상 학대죄로, 은폐에 가담한 직원은 형법상 범죄은닉죄나 방조범으로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 비공개한 강화군... “2차 가해 우려” vs “책임 회피”
관할 지자체인 강화군의 태도 역시 논란이다. 강화군은 자체 의뢰한 심층조사 보고서를 2차 가해 우려 등을 이유로 비공개하고 있다. 심지어 피해 당사자의 정보공개 청구마저 거부했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가 권리 구제를 위해 정보를 요청하는 경우 법원도 그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한다”며 “강화군의 대응은 피해자의 권리 회복보다는 행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고 꼬집었다.
앞으로의 재판 과정에서 핵심은 진술의 신빙성이 될 전망이다. 피해자 대부분이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이기 때문이다.
김 변호사는 “피해자들의 비언어적 표현이나 그림 등을 재판부가 얼마나 유력한 증거로 인정할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시설 폐쇄 등 지자체의 강력한 행정처분 이행 여부도 끝까지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