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적 싫으면 솜이나 실어라” 3.5톤 트럭에 7톤 강요⋯거부하자 배차 끊겼다
[단독] “과적 싫으면 솜이나 실어라” 3.5톤 트럭에 7톤 강요⋯거부하자 배차 끊겼다
첫 출근날 기다린 건 ‘불법 과적’
법원 “명백한 계약 위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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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월 470만 원 완제(각종 비용을 공제하지 않고 지급), 주 5일 근무, 수도권 1회전 편도 운행 후 현지 퇴근. 화물차 기사 A씨의 눈을 사로잡은 건 꿈같은 조건의 분양 광고였다.
A씨는 2021년 5월, 6200만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B 운수회사로부터 3.5톤 화물차와 일자리를 분양받았다. 하지만 단꿈은 오래가지 못했다. 출근 첫날부터 A씨를 기다린 것은 법으로 정해진 적재량의 두 배가 넘는 ‘불법 과적’의 굴레였다.
A씨의 3.5톤 화물차는 도로교통법상 최대 3.19톤까지만 실을 수 있었다. 하지만 화물 주인(화주)인 C사는 매일같이 평균 7톤에 달하는 화물을 실으라고 요구했다.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천만한 운행, 단속에 걸리면 모든 책임은 기사에게 돌아왔다. A씨가 법규를 지키겠다며 항의하자, 돌아온 것은 조롱 섞인 막말이었다.
C사의 배차팀장은 “다른 사람들은 다 8톤씩 싣는다. 과적이 싫으면 차라리 솜을 싣고 다니라”고 윽박질렀다. 심지어 “과적이 불만이면 경찰에 신고하라”며 비아냥거리기까지 했다.
결국 법을 지키려 한 A씨에게 돌아온 것은 ‘배차 거부’, 사실상의 해고 통보였다.
업체의 변명 “과적은 화주 탓, 기사가 불성실했다”
6200만 원을 날릴 위기에 처한 A씨는 결국 B 운수회사를 상대로 계약 해제와 함께 분양대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법정에서 B사는 책임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B사 측은 “우리는 과적을 요구한 적이 없다. 화주인 C사가 한 일”이라며 “화물을 여러 번 나눠 실으면 될 것을, A씨가 불성실한 태도를 보여 배차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고에 명시했던 ‘오후 5시 현지 퇴근’ 조건에 대해서도 계약서에 없다며 발을 뺐다.
법원 “계약 핵심 위반, 업체가 책임져야”
하지만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남부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정민)는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B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C사의 배차팀장이 원고에게 했던 막말을 직접 언급하며, C사가 지속적으로 과적을 요구한 사실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C사의 배송계획서에 이미 7~8톤 물량을 ‘1회전’으로 기재해 보냈다”며 “A씨가 2~3회로 나눠 운송할 경우 약정한 근무시간을 초과하게 되므로 B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일축했다.
광고에만 있던 근무조건에 대해서도 법원은 계약의 일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B사) 측 과장이 계약 당시 ‘3.5톤은 무조건 1회전 편도’라고 설명한 사실이 있다”며 “운송계약의 핵심적인 요소인 근무조건을 계약서에 일부러 기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질타했다.
결국 법원은 B사가 계약의 핵심적인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해당한다며 계약 해제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B사는 원고 A씨에게 분양대금 6200만 원에서 A씨가 화물차를 중고로 판매한 금액 1800만 원을 제외한 4400만 원과 그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참고] 서울남부지방법원 제2-1민사부 2024나66486 판결문 (2025. 7. 10.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