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과거 성관계 영상이나 봐라” 소속사 대표 성희롱·갑질…되레 2억 소송까지 냈다
[단독] “과거 성관계 영상이나 봐라” 소속사 대표 성희롱·갑질…되레 2억 소송까지 냈다
소속 가수에 강제추행·폭언
다른 가수에겐 19개월간 360만 원 정산하며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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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속 가수를 강제추행하고 폭언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전속계약 해지에 반발해 2억 원대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셔터스톡
소속 가수를 강제추행하고 "옛날 성관계 동영상이나 감상해라"며 폭언을 일삼은 연예기획사 대표가 가수들의 전속계약 해지에 반발해 2억 원대 소송을 냈지만 완패했다.
울산지방법원 임미경 판사는 연예기획사 대표 A씨가 소속 가수 B씨와 C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및 위약벌 청구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고 밝혔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22년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예기획사를 운영하는 A씨는 가수 B씨, C씨와 4년간의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이들의 동행은 오래가지 못했다. 가수들은 2023년 8월 A씨에게 전속계약 해지를 통보했고, 이에 반발한 A씨는 "피고들이 특별한 사정 없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했다"며 B씨에게 약 1억 5400만 원, C씨에게 약 6500만 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라면 끓여달라", "동영상 봐라"… 소속사 대표의 도 넘은 성희롱과 스토킹
법정에서 드러난 계약 파탄 원인은 가수들의 일방적 변심이 아닌, 대표 A씨의 심각한 귀책사유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계약 기간 중 소속 가수 B씨를 두 차례 강제추행해 형사재판에 넘겨졌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았다.
A씨의 괴롭힘은 일상에서도 이어졌다.
A씨는 새벽에 B씨에게 전화를 걸어 "집에 가가 라면이나 끓여줘봐라"라고 요구하거나, 카카오톡 메시지로 "너의 옛날 사랑질 X스 동영상이나 이쁘게 감상하시오. 그런 과거도 숨기고 회사와 계약한 내용을 숙지하라"는 폭언을 보냈다.
또한 B씨가 연락에 답하지 않자 "넌 내가 바라는 하나의 정이 없네. 하나만 선택해줬으면 좋겠다. 가정. 가수", "예전 애인 너네 집에서 3년 같이 살 때도 이렇게 했니"라며 사생활을 깎아내리고 수시로 사적인 만남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A씨의 언행이 "성희롱 내지 스토킹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하며, "두 사람 사이에 계약 기초가 되는 신뢰관계는 원고(대표)의 귀책사유로 인해 이미 훼손되어 계약 존속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19개월 일하고 고작 360만 원… 철저히 소외된 또 다른 가수
또 다른 소속 가수 C씨가 겪은 부당한 대우도 법원에서 인정됐다. B씨와 동시에 전속계약을 맺었음에도 C씨는 철저히 소외당했다.
A씨는 B씨에게만 팬클럽 창단식을 열어주고 행사를 몰아주어, C씨의 매출은 B씨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 결과 C씨가 19개월 동안 활동하며 손에 쥔 정산금은 고작 361만 6096원에 불과했다. 최소한의 생계조차 유지하기 어려운 금액이었다.
그럼에도 A씨는 C씨에게 "서울 소속사 가수들은 매일 10시간씩 연습한다. 우리가 가는 길에 살아남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라는 메시지를 보내며 더 헌신할 것을 압박했다.
정작 행사 일정이나 교통편 예약 등 매니지먼트의 기본적 의무는 챙기지 않았다.
재판부는 "원고가 스스로의 계약상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상호 신뢰관계는 원고의 책임 있는 사유로 훼손됐다"고 꼬집었다.
법원 "고도의 신뢰관계 깨졌다면 전속계약 해지 적법"
법원은 두 가수 모두 전속계약을 적법하게 해지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전속계약은 그 성질상 계약 목적 달성을 위해 고도의 신뢰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했다.
이어 "신뢰관계가 깨어졌는데도 계약의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니라는 이유로 연예인에게 전속활동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인격권을 지나치게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며 "당사자 상호 간의 신뢰가 깨지면 연예인은 전속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결국 소속사 대표가 낸 수억 원대의 위약벌과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됐고, 소송 비용 역시 대표가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참고] 울산지방법원 2023가단123386 판결문 (2026. 2. 6. 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