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출혈' 갓난아기, 의사가 '학대 의심' 신고…순식간에 피의자 된 엄마, 어떡하나요?
'뇌출혈' 갓난아기, 의사가 '학대 의심' 신고…순식간에 피의자 된 엄마, 어떡하나요?
생후 97일 쌍둥이 돌보다 사고
경찰, 아이들 즉시 분리조치 후 '임시조치' 신청

본문의 이해를 돕기 위해 생성형 AI로 만든 이미지
생후 97일 된 쌍둥이를 혼자 돌보던 A씨. 어느 날 오후, 쌍둥이 중 한 명이 역류방지쿠션 옆에 떨어져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다.
급히 119를 불러 병원으로 갔지만, 의사에게서 돌아온 말은 충격적이었다. 외상성 뇌출혈과 망막하출혈이 보인다며 아동학대가 의심된다고 신고한 것이다.
A씨는 곧바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다른 아이들마저 A씨와 즉시 분리 조치됐다. 한순간에 아동학대 피의자 신분이 된 A씨. 억울한 상황에서 아이들을 되찾고 혐의를 벗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외상성 뇌출혈', 의료진 신고에 곧장 분리된 아이들
A씨는 사건 당일 집에서 28개월 된 첫째 아이와 생후 97일 된 쌍둥이를 혼자 돌보고 있었다. 오후 5시경, 분유를 타서 쌍둥이 중 한 명을 데리러 간 사이 아이가 역류방지쿠션 옆으로 떨어져 의식이 저하된 것을 발견했다.
A씨는 즉시 119에 신고해 아이를 병원으로 옮겼다. 하지만 병원에서 CT와 MRI 촬영 후 의료진은 외상성 뇌출혈 및 망막하출혈 소견이 있다며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했다.
이후 경찰은 A씨를 피혐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A씨의 자녀들을 즉시 분리 조치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 발생 며칠 전 첫째 아이가 쌍둥이 아기를 안고 일어나다 떨어뜨린 적이 있었지만, 24시간이 지나도록 이상 증세가 없었다"고 진술했다.
"학대 고의 없었다"…시간순으로 사고 경위 정리 필요
변호사들은 A씨가 고의로 아이를 학대한 것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봤다. 이를 위해선 사고 전후의 상황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정리하고,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로변호사 홍윤석 변호사는 "첫째 아이가 아기를 떨어뜨렸을 당시의 상황, 역류방지쿠션의 높이와 바닥 재질 등 주장을 뒷받침할 환경 사진을 미리 찍어두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더신사 법무법인 남희수 변호사는 "119 신고 기록, 응급실 의무기록, CT와 MRI 판독지, 집안 구조와 아기 침대나 쿠션 배치 사진, 주변인 진술 등을 준비해야 한다"고 구체적인 자료 목록을 제시했다.
법무법인(유한) 엘케이비평산 정진열 변호사는 "11일 첫째가 A를 떨어뜨린 정황, 14일 오후 5시 전후 각 아이 위치, 발견 당시 A의 자세·호흡·의식 변화, 119 신고 시각 등 타임라인을 최대한 구체화해 두는 편이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수사기관은 뇌출혈과 망막하출혈을 '흔들린 아이 증후군' 등 아동학대의 주요 지표로 보기 때문에, 고의가 아닌 불의의 사고였음을 당시 동선에 맞춰 일관되게 진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변호사들은 짚었다.
변호사 선임하면 '가정법원 송치' 가능할까?
A씨의 또 다른 걱정은 형사처벌 가능성이다. A씨는 변호사를 선임하면 사건이 형사재판이 아닌 가정법원(아동보호사건)으로 갈 수 있는지 궁금해했다.
변호사들은 변호사 선임만으로 가정법원 송치를 보장할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건을 형사사건으로 볼지, 아동보호사건으로 처리할지는 수사 결과와 증거 등을 토대로 검사나 법원이 판단하는 사항이기 때문이다.
다만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유리한 결과를 이끌어낼 가능성을 높일 수는 있다고 봤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변호사는 수사 초기부터 형사 처벌이 아닌 보호처분(가정법원 송치) 대상임을 강력히 소명하고, 분리 조치를 해제하여 가족 재결합을 이끌어내는 전략으로 대응한다"고 설명했다.
클리어 법률사무소 김동훈 변호사 역시 "수사 초기부터 변호사를 선임해 조사 과정에 동석하고 체계적인 변호인 의견서를 제출하여 일반 형사재판이 아닌 아동보호사건으로 가정법원에 송치되도록 방어하는 실익이 매우 크다"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아동학대 사건은 초기 진술과 의학적 자료 검토가 사건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초기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