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더니 2주 만에 '저성과자'…보복성 인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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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괴롭힘 신고했더니 2주 만에 '저성과자'…보복성 인사일까?

2026. 07. 28 10:39 작성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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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협업 능력 부족”, 당사자 “평가 근거 불투명” 지적…법적 판단의 핵심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저성과자로 지정됐다면, 시기적 근접성만으론 부족하며 평가의 불공정성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 AI 생성 이미지

대기업에 재직 중인 A씨는 직속 팀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했다. 회사 조사 결과 괴롭힘은 사실로 인정됐고, 가해자와 분리 조치까지 이뤄졌다.


그런데 약 2주 뒤, A씨는 인사평가에서 저성과자 개선 프로그램(PIP) 대상자로 선정됐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에 대한 보복성 인사는 아니었을까?


괴롭힘 신고 후 2주 만에 PIP…이의제기했지만 '묵살'


A씨는 직장 내 괴롭힘 신고 후 분리 조치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약 2주 뒤 진행된 인사평가에서 갑작스럽게 저성과자(PIP)로 선정됐다.


평가는 상무의 의견을 중심으로 결정됐다. PIP 선정의 핵심 근거는 '유관 부서로부터 반복적인 클레임이 있었고 협업 역량이 부족했다'는 것이었다.


A씨는 이의를 제기했다. 누구의 진술인지, 회사가 직접 사실 확인을 했는지, 객관적인 자료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반박했다. 하지만 회사 측 회신에는 A씨의 핵심 반박에 대한 검토나 답변 없이 상무의 기존 의견만 반복적으로 기재돼 있었다.


신고 시점 가깝지만 '보복' 인정받으려면…'평가 공정성'이 관건


결론부터 말하면, 신고 시점과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법에서 금지하는 '불리한 처우'가 곧바로 인정되기는 어렵다. 변호사들은 시기적 근접성 외에 평가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입증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근로기준법은 직장 내 괴롭힘 신고를 이유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이를 위반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법무법인 약속 조범수 변호사는 "신고 직후 PIP가 이루어진 경위와 평가 과정의 공정성에 의문이 있고, 이의제기에서도 핵심 반박 내용이 제대로 검토되지 않았다면 충분히 문제를 제기해 볼 여지는 있다"고 설명했다.


법률사무소 도결 이환진 변호사 역시 "노동위원회나 법원은 신고와 평가 사이의 인과관계를 엄격하게 본다"며 "신고 직후라는 사정 외에, 평가 기준 변경, 특정 상급자의 개입, 절차상 하자 같은 정황이 함께 있어야 인정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반복 클레임" 근거 대라는 요구에 회사가 침묵했다면


변호사들은 A씨의 이의제기 과정에서 회사가 보인 태도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봤다. 평가 근거를 대라는 요구에 회사가 제대로 소명하지 못한 점이 평가의 정당성을 흔들 수 있다는 것이다.


법무법인 게이트 허훈무 변호사는 "유관부서 클레임이나 협업 역량 부족이라는 평가 근거에 대해 구체적인 사실확인이나 객관적 자료가 없음을 이의제기 과정에서 지적했고, 회사가 이에 대해 명확한 소명을 하지 못한 점은 평가의 정당성을 다투는 데 매우 중요한 정황이 된다"고 강조했다.


법무법인 한강 김전수 변호사도 "회사가 핵심 반박을 제대로 심리하지 않았다는 사정은 단순한 시기적 근접성과는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법률사무소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회사가 협업 역량 부족이라는 추상적인 사유만 내세울 뿐 이를 입증할 구체적인 자료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고 이의제기 절차마저 형식적으로 무마하려는 태도를 보이는 점은, 부당성을 보여주는 유력한 정황 증거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응 앞서 '과거 평가·이메일' 등 객관적 증거 확보가 최우선


변호사들은 섣불리 법적 대응에 나서기보다, 평가의 부당함을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조언했다.


디센트 법률사무소 임호균 변호사는 "지금은 추가 대응을 서두르기보다, 평가 자료, 회의록, 메일, PIP 통보 경위, 신고 전후 평가 비교 자료부터 체계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수성 이승수 변호사는 구체적으로 "(1) 평가기준·PIP 선정 기준/절차, (2) 클레임 원자료(메일·티켓·회의록), (3) 직전 수년 평가 및 동료 대비 편차, (4) 의사결정 라인 커뮤니케이션 흔적을 우선 확보·보존요청하라"고 조언했다.


법무법인 도모 고준용 변호사는 "향후 관계 악화를 우려해 대응을 주저하기보다는, 지금 단계에서 평가 관련 이메일, 회의록, PIP 통보 과정의 녹취나 메모 등 객관적 증거를 최대한 수집하고 보존해야 한다"며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이나 진정 절차는 이러한 자료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승산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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