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무니없는 거짓말이 담긴 답변서를 낸 상대방, 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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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무니없는 거짓말이 담긴 답변서를 낸 상대방, 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요?

2021. 05. 17 11:13 작성2021. 05. 17 11:38 수정
최회봉 기자의 썸네일 이미지
caleb.c@lawtalk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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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거짓 주장이 난무하는 게 소송의 현실

신빙성 있는 입증자료 갖고 있다면, 걱정할 필요 없다

상대방의 허위 주장 '정도'가 지나치다면, 소송사기죄로 고소도 가능해

소송 상대방이 터무니없는 거짓 답변서를 제출했다. 뭔가 믿는 구석이라도 있는 걸까. 걱정되는 마음에 변호사들과 알아봤다. /셔터스톡

너무 어이가 없으니 화도 나지 않았다. 그 사람은 자신을 다치게 해놓고 지금까지 병원비 한 푼 보내주지 않았다. A씨는 어쩔 수 없이 자비를 털어 병원비를 해결해야 했고, 이제 손해배상 소송을 통해 배상을 받아내려고 했다. 그런데 상대방이 낸 답변서를 열어본 순간,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는 이미 A씨의 병원비를 전부 지불했고, A씨 역시 그 사실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원고(A씨)의 청구를 기각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명백한 거짓말이다. A씨에겐 이를 증명할 만한 근거 자료까지 있다. 자신이 직접 결제한 병원비 영수증, 카드 내역서 등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그런데도 어떻게 상대방이 이런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


뭔가 믿고 있는 구석이라도 있는 건지, 태어나서 재판이 처음인 A씨는 불안하기만 하다.


변호사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증거 제출을 요구하라"

사안을 접한 변호사들은 A씨에게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A씨가 상대방에게 받은 돈이 없고, 병원비 영수증 등의 증거가 있는 한 법원이 상대방의 주장을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법무법인 인화의 김명수 변호사는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각자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온갖 거짓 주장이 난무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하지만 결국 "재판은 증거 싸움이기 때문에 A씨가 동요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상대방에게 그 주장에 대한 증거를 요구하라고 했다. 법무법인 에이팩스의 손영택 변호사는 "반박 준비서면에 병원비를 받지 못했다는 내용을 기재하고 직접 결제한 병원비 영수증을 첨부하여 제출하라"고 조언했다.


또한, "병원비를 지불했다고 주장하는 상대방에게 지불 증거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라"고 법무법인 오른의 백창협 변호사는 말했다.


법무법인(유한) 동인의 이철호 변호사 역시 "결국 (상대방이) 병원비를 지출하였다는 점을 입증할 증거를 내어야 인정될 것이므로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조언했다.


이렇게 하면 상대방의 진술을 충분히 반박할 수 있다고 변호사들은 봤다.


오히려 상대방이 소송사기죄로 처벌될 수 있다

법무법인 다움의 이성준 변호사는 우선 "법원은 당사자 일방의 근거 없는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A씨를 안심시켰다.


그러면서 상대방이 명백한 허위라는 걸 인식하고도, 허위 주장을 했다면 법원에 대한 소송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변호사는 봤다.


소송사기란 민사 재판에서 허위 사실을 주장하는 방법으로 법원을 기망(欺罔⋅남을 속여 넘김)해 유리한 판결을 얻고, 그 결과 재상상 이익을 얻었을 때 성립한다. 실제 유리한 판결을 얻어내진 못했더라도, 소송사기를 시도했다면 우리 법은 이를 미수범으로 처벌한다.


법무법인 선린의 주명호 변호사는 "답변서를 허위로 제출했다면 소송사기죄에 대한 실행의 착수가 인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해당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라도, 상대방이 소송사기죄의 미수범으로 처벌될 소지가 있다는 취지다.


우리 법원이 "소송사기죄를 쉽게 유죄로 인정해선 안 된다"는 입장이긴 하다. 처벌의 결과 필연적으로 소송 당사자가 유리한 주장을 펼칠 권리를 위축시키게 되므로, "그 요건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게 일관된 대법원 판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객관적으로 명백하고, 본인 역시 명백히 허위라는 걸 인식한 경우' 까지 이 죄로 처벌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이에 주명호 변호사도 이러한 사정이 인정된다면, "이 죄가 성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처벌 수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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