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자 100만 앞둔 김선태 노렸다… X 계정 사칭범, 법대로 하면 처벌 못 한다?
구독자 100만 앞둔 김선태 노렸다… X 계정 사칭범, 법대로 하면 처벌 못 한다?
사진·이름 도용에 좋아요 3000개
사기·명예훼손 없으면 형사처벌 불가

김선태 전 충주시 주무관이 "X(구 트위터) 계정은 사칭이다"라는 글과 함께 해당 계정을 캡처한 사진을 공개했다. /'김선태' 유튜브 캡처
유튜버로 변신한 김선태 전 충주시 주무관을 사칭한 SNS 계정이 등장해 혼란을 빚은 가운데, 현행법상 단순 사칭만으로는 형사 처벌이 까다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구독자 100만 명 돌파를 목전에 둔 유튜브 채널 '김선태'의 주인공, 김선태 전 주무관이 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급한 글을 올렸다. "이 X(구 트위터) 계정은 사칭이다. 신고 부탁드린다"는 내용이었다.
사칭범은 김 전 주무관의 사진을 내걸고 "제 입장 관련해서는 유튜브 영상에 생각을 정리해 뒀다. 필요한 말씀은 영상에서 모두 드렸다. 앞으로의 소식은 이 계정을 통해 전하겠다"라며 능청스럽게 본인 행세를 했다.
이 게시물은 순식간에 3000여 개의 '좋아요'를 받으며 대중을 완벽하게 속였다. 현재 해당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유명세를 노린 뻔뻔한 사칭범이 경찰에 붙잡힌다면 법의 심판은 어떻게 내려질까.
사칭만으로는 죄가 안 된다?… 높은 형사처벌 벽
현재 사칭범이 남긴 게시물 내용만으로는 형사처벌을 이끌어내기 매우 어렵다. 현행법상 단순히 타인을 사칭한 행위 자체를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형법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이나 '모욕죄' 적용은 쉽지 않다. 사칭범이 올린 "앞으로의 소식은 이 계정을 통해 전하겠다"는 글 자체에는 김 전 주무관의 사회적 평가를 깎아내릴 만한 허위 사실이나 모욕적인 표현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사칭 계정으로 팬들에게 돈을 요구했다면 '사기죄'가 적용될 수 있지만, 금전 편취 정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김선태 측의 반격 카드, 민사상 손해배상
형사처벌 문턱이 높다고 해서 아무런 법적 책임도 물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김선태 측은 사칭범을 상대로 민사적 구제인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사칭범은 동의 없이 김 전 주무관의 사진과 이름을 사용해 대중에게 혼동을 야기했다. 이는 명백한 초상권, 성명권, 그리고 퍼블리시티권 등 인격권 침해에 해당한다.
실제 법원에서도 타인의 사진을 동의 없이 SNS에 도용한 행위에 대해 위자료 지급을 명한 판례가 있다.
만약 이번 사칭으로 인해 실제 광고 수익이 감소하거나 브랜드 가치가 하락했다는 점을 입증한다면, 위자료를 넘어 구체적인 재산적 손해까지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사칭범이 익명 뒤에 숨어 계정까지 삭제한 상태이므로, 수사기관의 통신자료 조회를 통해 신원을 특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하는 현실적인 난관이 존재한다.
구독자 98만 유명인 피해자, 사칭범 가중처벌 될까?
피해자가 100만 명에 가까운 구독자를 거느린 유명인이라는 점은 처벌 수위에 영향을 미칠까.
법적으로 '피해자가 유명인'이라는 사실 자체가 법에 명시된 가중처벌 사유는 아니다.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따라 법률에 규정되지 않은 이유로 판사가 임의로 형을 가중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재판부의 양형 단계에서는 결정적인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한다. 사칭범은 구독자 수십만 명에게 혼동을 줄 수 있는 유명인을 표적으로 삼아 계획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실제로 3000여 명이 게시물에 속아 넘어가는 등 사회적 해악과 파급력이 컸다는 점은 판사가 처벌 수위를 결정할 때 사칭범에게 매우 불리하게 반영될 수밖에 없다.
SNS의 발달로 유명인 사칭 계정이 독버섯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징벌할 형사법적 기준은 여전히 2차 범죄(사기, 명예훼손 등)의 발생 여부에만 기대고 있는 실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