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잔치 당일 메이크업 2시간 지각하고 '잔금 요구'한 사장…돈 줘야 하나요?
돌잔치 당일 메이크업 2시간 지각하고 '잔금 요구'한 사장…돈 줘야 하나요?
"노동의 대가"라며 내용증명 보낸다지만
오히려 예약금 뱉고 손해배상감

돌잔치 메이크업에 2시간 지각하고도 잔금을 요구한 사장은 오히려 예약금을 환불하고 손해배상까지 해줘야 할 처지에 놓였다. /온라인 커뮤니티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날로 꼽히는 아이의 첫 돌잔치. A씨는 그날 아침, 악몽 같은 2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오전 7시로 예약한 메이크업숍 사장이 약속을 까맣게 잊은 채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발을 동동 구르던 A씨는 2시간이 지나서야 겨우 사장과 연락이 닿았고, 엉망이 된 돌잔치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진짜 비극은 그 다음 날 벌어졌다. 사과 대신 날아온 것은 "잔금 7만 원을 입금하라"는 메시지였다. A씨가 항의하자, 사장은 되레 "노동한 것에 대해 절차대로 내용증명을 보내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과연 A씨는 이 잔금을 치러야 할까.

인생 단 한 번뿐인 날, 굳게 닫힌 메이크업숍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A씨는 지난주 아이의 돌잔치를 위해 경기도 시흥의 한 메이크업숍에 오전 7시 예약을 잡고 예약금 6만 원을 지불했다. 하지만 약속 당일, 6시 50분에 도착한 가게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사장의 휴대전화는 꺼져 있었고, 가게 전화와 SNS 메시지에도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돌잔치는 몇 시간 남지 않았는데, 주변 다른 가게들은 모두 예약이 꽉 차 받아주는 곳이 없었다. 애가 타들어 가던 오전 8시 25분, 약속 시간보다 1시간 25분이나 지나서야 사장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다른 출장 예약 때문에 정신이 없어 잊고 있었다"며 지금이라도 메이크업을 해주겠다고 했다.
결국 A씨는 집에 방문한 사장에게 1시간도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급하게 메이크업을 받았다. 이미 돌잔치 장소에서는 사진작가와 사회자가 A씨 가족을 기다리고 있었고, 행사는 허둥지둥 엉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잔금 내놔라" 적반하장
그렇다면 A씨는 사장의 요구대로 잔금을 줘야 할까. 오히려 법적으로 돈을 받아야 할 사람은 사장이 아니라 고객 A씨다.
메이크업숍 사장의 행동은 명백한 채무불이행 그중에서도 '이행지체'에 해당한다. 우리 민법은 채무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계약 이행을 늦춰 상대방에게 손해를 입혔을 경우,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돌잔치 메이크업처럼 '정해진 시간'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계약에서 2시간 지각은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 법적으로 A씨는 지체된 서비스가 더 이상 자신에게 이익이 없다고 판단해 메이크업 수령을 거절하고 계약을 즉시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A씨가 어쩔 수 없이 메이크업을 받았다고 해서 사장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급박한 상황에서 울며 겨자 먹기로 서비스를 받은 것이지, 사장의 채무불이행을 용서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A씨는 잔금 7만 원을 줄 의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이미 지급한 예약금 6만 원도 돌려받을 권리가 있다.
'내용증명' 으름장, 통할까? 대응 방안은
메이크업숍 사장이 보낸 '내용증명 보내겠다'는 문자는 법적 근거가 없는 '으름장'에 불과하다. A씨는 사장의 잔금 요구에 응할 필요가 전혀 없으며, 오히려 다음과 같은 대응이 가능하다.
먼저, 사장에게 이번 계약이 '이행지체'로 인해 파기되었음을 명확히 알리고, 이미 지급한 예약금 6만 원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 나아가 돌잔치 일정이 엉망이 된 데 대한 정신적 피해보상 등 추가적인 손해배상 청구도 법적으로 가능하다.
만약 원만한 해결이 어렵다면, 한국소비자원 등 소비자보호기관에 분쟁 조정을 신청하거나 소액사건심판을 청구하는 것도 방법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해당 숍은 '고객이 10분 이상 지각하면 예약이 취소되고 예약금 환불이 불가하다'는 규정을 두고 있었다. 자신의 귀책사유는 외면한 채 고객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댄 사장의 적반하장식 대응은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